지난 5월에는 울산 남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이 우울증 증세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피해자의 친구는 “우울증 증세를 보여온 친구가 평소에도 죽고싶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이 여성은 목숨을 건졌다.
여성의 우울증 등으로 인한 자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4일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자살 생각을 경험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높았다.
3700만명의 국민 중 75만명의 남성이, 126만명의 여성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기서 더 나아가 자살 계획을 세워본 적이 있다는 응답에서도 여성이 1.7%로 남성의 1.1%에 비해 높았다.
실제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여성이 0.8%로 남성의 0.4%보다 2배이상 높은 수치였다.
이처럼 여성의 자실 시도가 남성보다 높은 이유를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문제에서 찾는다.
김영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자살 현황 및 정책방안에서 김 연구원은 “자살 생각이나 자살 시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자주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자살충동을 느낀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성 68.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우울증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도 2배나 많이 앓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은 남성이 약 10%인데 비해 여성은 약 20% 정도로 두배 가량 높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주 연속되는 우울감을 경험한 한국 여성 중 64.5%가 자살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출산, 월경 전후와 폐경기 등과 같은 생식주기에 따라 호르몬 변화가 신체와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 즉 전업주부 같이 보수를 따로 받지 않고 노동을 하는 무급 가족종사자는 남성보다 자살 생각을 더욱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인관관계를 통해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전업주부는 상실감이나 외로움을 달래줄 또래집단을 만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