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립자이자 회장 겸 CEO인 제프 베조스(55)가 부인인 맥켄지 베조스(49)에게 미화 350억달러(한화 약 40조원)에 해당하는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조건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이혼 조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아마존 회장의 부인인 맥켄지 베조스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혼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맥켄지가 공개한 이혼 합의사항을 보면 “워싱턴포스트(WP)와 우주 탐사업체 블루 오리진에 대한 권리는 제프 베조스한테 넘기고, 그가 소유한 아마존 지분의 25%는 맥켄지 베조스에게 넘긴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지분 의결권은 남편인 제프 베조스가 계속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총 지분의 16.3%를 받고 있는데 그 중 4%는 맥켄지가 가져가게 된다고 전망했다.
BBC는 맥켄지가 350억달러에 해당하는 아마존 지분 4%를 받아, 1999년 프랑스계 아트딜러인 알렉 와일든스타인이 이혼 조건으로 전처인 조슬린 와일든스타인한테 25억달러(약 2800억원)을 지급한 사례를 들어 이번 이혼이 그 사례를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맥켄지 베조스는 합의사항을 공개함과 동시에 "남편(제프 베조스)과 서로 각자 이혼하기를 원했으며 이혼 절차가 무사히 마쳐서 참 다행"이라고 밝혔다.
포브스 잡지는 지난해 아마존이 2328억달러(약 264조원)의 온라인 판매 수익을 얻었으며, 그 중 1310억달러(약 149조원)는 제프 베조스가 가져갔다고 보도했다.
맥켄지 베조스는 현재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더 테스팅 오브 루터 올브라이트(The Testing of Luther Albright)'와 '트랩스(Traps)'가 있는데, 그의 스승이자 퓰리처 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은 맥켄지 베조스가 집필한 책을 강의에 이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26년 전 당시 신생 헤지펀드 회사인 '드이 쇼'(D.E Shaw)의 사원으로 들어와 부회장으로 재직중인 제프 베조스를 만나 사랑을 키우고 같은 해 결혼했다. 다음 해인 1994년 맥킨지는 그 회사를 그만두고, 같이 퇴사했던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아마존닷컴'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제프에게 회사 재정과 도서 주문에 관한 여러 조언을 하면서 '아마존닷컴'이 현재의 아마존으로 성장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혼이 제프 베조스와 폭스TV 앵커 출신의 사업가 로렌 산체스와 불륜 관계가 들켜서 이혼을 한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제프 베조스가 지난 1월 초 이혼을 발표했을 때 미국 보수 성향의 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National Enquirer)'는 “베조스는 산체스와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문자메시지를 수시로 주고 받았다”며 “2주 동안 서로의 집에서 6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제프 베조스는 지난 2월 8일 내셔널 인콰이어러 모회사인 '아메리칸 미디어 그룹(AMI)'을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자신을 협박한 죄로 고소했지만 AMI는 이를 부정했다.
정연준 인턴기자 yjju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