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에 대한 미스터리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찰과 박씨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까지 자청, “마약은 한 적 없다”며 눈물까지 흘린 박씨. 그리고 그런 박씨가 마약과 관련 있다는 다수의 증거를 확보 중이라는 경찰. 누구의 말이 맞는지 대중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단 한 가지 분명한 건 박씨의 기자회견이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점이다.
박씨는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10분까지 약 8시간 동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쾡한 얼굴로 나온 박씨는 경찰서 앞에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차량에 올라탔다.
앞서 경찰은 박씨가 전 약혼녀 황하나(32·구속)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박씨가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 명의로 추정되는 계좌로 수십만원을 입금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 증거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또한 20∼30분 뒤 박씨가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아가는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마약 거래를 할 때 주로 쓰이는 전형적인 ‘던지기수법’이다.
그 뿐만 아니라 경찰 관계자는 박씨를 소환할 당시 머리카락 염색 및 제모를 하고 나타나 마약 반응 검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박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수 있다는 뜻이어서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유천 측 법률대리인은 18일 “박씨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을 위해 제모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 박씨는 연예활동을 위해 주기적으로 신체 일부를 제모해왔다”면서 “경찰은 이미 제모를 하지 않은 다리에서 충분한 양의 다리털을 모근까지 포함해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박씨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씨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지난해 5월 파혼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헤어진 후에도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황씨는 2015년 5월과 6월, 9월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두 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 4일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황씨는 올해 2∼3월에도 평소 알고 지내온 연예인 ‘A’와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A’가 누군지 소문이 무성했고, 당사자로 지목된 박씨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결코 마약을 한 적이 없다며 울먹였다. 황씨와는 헤어진 후에도 인연을 끊을 수 없어 몇 차례 만났다고 해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