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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땅콩 회항' 후 악성 루머·보복 시달려…인권위도 외면"

입력 : 2019-06-02 17:38:30 수정 : 2019-06-02 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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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전 사무장인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노동조합 지부장(사진)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폭로한 뒤 각종 루머와 보복 등에 시달렸다고 방송에서 토로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에서 박 지부장은 게스트로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2014년 12월 미국 뉴욕발 서울행 ‘대한항공 086편’ 여객기가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회항했다. 이는 KIP(Korean Air VIP·대한항공에서 총수 일가를 뜻하는 코드명)였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으며, 이륙 도중 박 지부장은 비행기에서 내려야 홀로 남겨져야 했다.

 

조 전 부사장은 당시 박 지부장에게 욕설 섞인 고성을 지르며 “내리라”고 압박했다.

 

당시 기내 마카다미아 서비스 매뉴얼에 대한 조 전 부사장의 오해로 벌어진 사건이었다.

 

알레르기 환자에 대한 대응으로 비닐에 쌓인 마카다미아를 제공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진 뒤 박 지부장은 귀국 후 사측의 질책과 회유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박 지부장은 먼저 자신을 가해자로 몰아가는 사측 조사에 동의할 수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의를 찾았다.

 

그는 “이후에 민간업체라 관여할 수 없다는 (인권위의) 회신을 받고 ‘열 수 있는 문이 없어졌구나, 나는 죽을 수밖에 없구나” 라고 생각하며 TV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왜 TV에 나가서 이야기했느냐고 질책을 하는 분들도 있고, 나중에 불순한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시) 열 수 있는 문이 없었다”며 “제가 그 당시 언론의 집요한 취재 때문에 밖에 나갈 수조차 없을 만큼 고립됐다”고 그때를 떠올렸다.

 

박 지부장은 TV 인터뷰 등을 통해 땅콩 회항사건의 이면을 폭로했으나 이후 악의적인 가짜 뉴스, 루머와 악성 댓글 등에 시달려야 했으며, 사내 게시판에 도배되는 자신에 대한 비난을 참아내야만 했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결국 불면증에 시달리고 수차례의 휴가와 병가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까지 몰린 박 지부장은 복직 후 스트레스로 지난해에는 머리에서 큰 양성 종양에 대한 제거 수술을 하기까지 했다.

 

현재 그 후유증으로 측만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박 지부장은 그동안 다른 이들이 알지 못했던 한진 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박 지부장은 KIP가 탑승하면 교육부터 대본 연습까지 해야 했으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향 파악까지 해야 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입사 3년차 때 회장(조양호)의 사모님(이명희)을 모시고 꽃놀이를 하러 간 적이 있다”라며 “그들은 일반 승객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5년 2월12일 조 전 부사장은 법원에서 항공 안전을 위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같은해 2심에서 항로 변경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다.

 

대법원 상고심 또한 2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듬해인 2017년 ‘항로 변경죄’에 대해 무죄 확정판결을 내렸다.

 

박 지부장과 당시 조 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를 제공했던 승무원은 미국 뉴욕주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모두 각하되었다.

 

박 지부장은 지난해 8월 대한항공 직원연대 노조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지난 2월 ‘플라이 백’(FLY BACK·회항)이란 제목의 책을 내고 대한항공에 입사한 1996년 이후 승무원으로 일하며 겪고 들은 일들을 정리했고,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일은 사주 일가와 그들을 둘러싼 충성파 임직원들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이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KBS 1TV ‘거리의 만찬’, 박창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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