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올 7∼8월 기온, 열사병 등 인명 피해 속출한 작년 수준 이를 듯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뜨거운 바람이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24일(이하 현지시간) 서유럽 지역에 때 이른 폭염이 몰아쳤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등의 기상 당국은 이날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어선 데 이어 주중에 일부 지역의 경우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자 '열파(Heat Wave) 주의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기상 당국은 이날부터 열파가 시작돼 일부 지역의 경우 최고 섭씨 40도에 이르는 폭염이 금주 내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날 폭염 경보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파리에선 자선단체들이 거리를 순찰하며 노숙자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지방지차단체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장소를 마련해 노숙자들이 쉴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또 프랑스 교육부는 오는 27∼28일 예정된 중학생 전국 학력평가시험인 브르베(Brevet)를 내달 1∼2일로 연기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지난 2003년 여름에 약 1만5천명이 더위와 관련해 사망하자 열파 관련 경보시스템을 도입했다.
네덜란드 기상 당국도 이날 일부 내륙지역의 기온이 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자 상당수 지역에서 무더위 대비 계획인 '히트 플랜(Heat Plan)'을 가동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기상당국은 전날 밤에 이어 24일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당국은 "노인들과 어린아이, 만성적인 질환자, 과체중자, 사회적으로 고립돼 지내는 사람 등은 폭염으로 인해 건강상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더위에 가급적 노출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벨기에도 이날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훨씬 넘는 폭염이 시작되자 '열파 대비 작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복지센터 관계자들이 노인과 소외계층 등 취약계층을 방문해 이들의 건강을 체크하는 등 폭염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독일 기상당국도 이날부터 폭염이 시작돼 오는 26일께는 일부 지역에서 섭씨 40도를 넘어서며 지금까지 6월 최고 기록인 38.2도(1947년 프랑크푸르트)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독일 소방당국은 북부 지역의 경우 고온으로 인해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하기도 했다.
스위스 역시 25∼26일 이틀에 걸쳐 일부 지역의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각한 위험' 단계의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37∼40도의 폭염이 예보된 이탈리아에선 열사병을 비롯한 관련 질환 피해가 속출할 것에 대비해 일선 병원들이 대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의료진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군 의료진까지 투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탈리아 여러 도시들의 역대 6월 최고 기온이 경신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유럽도 유럽 대륙 전역에 걸쳐 극성을 부리는 이번 폭염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덴마크 남부와 스웨덴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체감 온도는 35도 이상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스웨덴의 경우 한여름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어가는 일이 드문 지역이다.
장기 일기예보에 따르면 올해 7∼8월 유럽대륙의 기온이 예년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고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 3위권 이내로 손꼽혔던 작년에 버금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작년 폭염이 기후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특히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 따라 지구촌의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앞으로 이러한 폭염이 더 자주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