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와 가오리 수백마리가 폐그물 등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에 몸이 감겨 고통을 당하거나 죽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영국 엑서터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해양전략 담당 브렌든 고들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상어와 가오리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감겨있는 것으로 보고된 사례를 수집한 결과, 1천마리 이상에 달했다고 학술지 '멸종위기종 연구(Endangered Species Research)'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연골어류인 상어와 가오리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휘감긴 사례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검토하고 트위터에 올려진 사례 등을 수집해 이를 산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에 관한 연구가 드물었던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논문을 검토해 대서양과 태평양, 인도양 등지에 서식하는 34종의 상어와 가오리 557마리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몸이 감긴 것으로 보고된 것을 확인했다. 이 중 60% 가까이는 작은 두툽상어와 은상어, 곱상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를 통해서는 고래상어와 백상아리, 뱀상어, 돌묵상어 등 26종에 달하는 상어와 가오리 559마리가 관련된 74건의 플라스틱 쓰레기 감김 보고가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상어와 가오리의 몸을 감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부분 유실되거나 버려진 그물이나 밧줄 등 폐어구였으며, 포장 끈이나 폴리에틸렌 백, 고무 타이어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것들은 상어와 가오리의 몸을 감고 있다가 이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피부를 파고드는 등의 고통을 주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게 만든다.
연구팀이 한 사례로 밝힌 청상아리는 따개비가 들러붙은 밧줄에 몸통이 감긴 뒤에도 성장을 계속해 밧줄이 살을 파고들며 척추까지 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공해에 서식하는 상어나 가오리가 폐그물에 걸려 죽은 뒤 바닥에 가라앉은 물고기를 먹으려다 폐그물에 휘감길 가능성이 크며, 멀리 이동하는 종일수록 플라스틱 쓰레기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가오리보다는 상어가 플라스틱 쓰레기에 감길 위험이 크며, 만타가오리나 돌묵상어, 톱상어 등 독특한 모양을 가진 종 역시 더 큰 위험을 갖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상어나 가오리 등의 몸을 감는 문제가 이들 종의 멸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고통을 유발하는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추가연구를 위해 상어와 홍어, 가오리 등을 보호하는 자선단체 '샤크트러스트(Shark Trust)'를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 감김 사례에 관한 신고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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