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폐암을 치료 중인 개그맨 김철민(사진)의 CT 영상이 최초 공개돼 눈길을 끈다.
17일 방송되는 TV조선 시사교양프로그램 ‘탐사보도 세븐’(이하 ‘세븐’)에서는 개 구충제로 항암 효과를 볼 수 있는지 파헤친다.
지난해 9월, 미국인 조 티펜스가 유튜브를 통해 개 구충제 펜벤다졸로 말기 암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그는 온몸에 퍼져 있던 암세포가 펜벤다졸을 먹자 3개월 만에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소식이 퍼지자 국내에서도 조 티펜스를 따라 개 구충제를 복용하는 암 환자들이 늘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펜벤다졸 복용을 경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암 환자들은 펜벤다졸을 넘어 사람 구충제인 알벤다졸, 메벤다졸에 말 구충제로 쓰이는 이버멕틴까지 복용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세븐’ 제작진은 개 구충제 열풍의 장본인인 조 티펜스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렵게 설득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을 둘러싼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참여 논란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고.
국내 의료계는 조 티펜스가 펜벤다졸을 복용할 당시, 이미 면역 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무기록을 근거로 그의 암이 펜벤다졸 효과로 치료된 게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조 티펜스는 제작진에게 “주치의가 암 완치는 임상시험이 아닌 펜벤다졸 효과 때문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펜벤다졸 복용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한국의 조 티펜스’ 김철민도 만났다. 지난해 8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뒤 펜벤다졸 복용 사실을 알린 그도 구충제 열풍에 불을 붙인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 12월 펜벤다졸 복용 이후 200가량 낮아진 종양표지자(CEA) 수치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의료계는 CEA 수치보다 CT 영상을 더 정확하게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작진은 김철민을 설득해 그의 CT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과연 펜벤다졸을 복용한 그의 몸 상태는 어떨까. 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놀랄만한 CT 판독 결과를 들려줬다.
김철민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븐’ 방송 내용을 예고하며 “나한테 기적이?”라고 적어 관심이 쏠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암 환자들의 구충제 복용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입장도 공개된다. 암 관리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암 진료 방법을 개발하는 주관 부처인 복지부가 구충제 사태에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
복지부는 암 환자들의 구충제 복용 실태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고, 구충제 임상시험을 어떻게 진행할 계획일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 구충제를 둘러싼 여러 논란, 자세한 내용은 이날 오후 10시 ‘세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김철민·조 티펜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탐사보도 세븐’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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