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담아 소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커지면서 이왕이면 환경을 생각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 여기에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인기 크리에이터 펭수를 활용한 일명 ‘펭수 환경 아이템’이 눈길을 끌며,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은 최근 ‘펭수 물병’을 내놨다. 일회용 컵이나 페트병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기온이 점차 올라가는 요즘 날씨에 제격이다. 기존에 봄∙여름철 인기가 높았던 자사 휴대용 물병 3종에 펭수의 귀여운 모습과 유행어를 담아 총 12종을 선보이며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12일 출시 이후 31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7만2,400개로 하루 평균 3,600개씩 팔려나간 셈이다. 작년 5월 한 달간 판매된 기존 물병 3종보다 11배 이상 높은 수치다.
락앤락은 ‘펭수 물병’을 출시하며 귀여운 디자인과 편의성에 더해 환경 실천에 앞장설 수 있다는 점을 메시지로 내세웠다. 일회용 페트병이 남극에서 자연 분해되는 데 1천 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생활 속에서 물병을 사용하는 작은 실천으로 펭수의 고향을 지켜줄 수 있다고 호소해 소비자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냈다.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SNS) 상에서는 “펭수 물병으로 환경 챙기자”, “펭수 고향을 위해 일회용 컵 안 쓰기를 실천하자” 등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남극에서 온 펭귄인 ‘펭수’ 캐릭터의 특징이 환경보호 이미지와 자연스레 연결되면서 환경 실천을 독려하는 메시지가 한층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환경의 날을 기념해 5일부터 14일까지 락앤락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한정판 펭수 스티커 등을 증정하는 4행시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으로, 펭수 물병과 함께 환경뿐 아니라 매일 물 마시는 습관까지 챙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구 브랜드 ‘금홍팬시’는 펭수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며 환경을 생각한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펭수는 지구를 지키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환경마크를 획득한 친환경 재생지 내지를 사용했다고 알리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콩기름으로 인쇄한 점도 특징이다. 자연을 생각해 더욱 특별하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얘기하며 미닝아웃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펭수와 함께 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에 앞장서는 기업도 눈에 띈다.
LG생활건강의 섬유 유연제 브랜드 ‘샤프란 아우라’는 펭수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자사 제품과 관련된 환경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소구하고 있다.
섬유유연제 속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인 향기캡슐은 향을 더 오랫동안 보존하지만 빨래 후에도 옷에 붙어있고, 세탁 과정에서 바다로 유입돼 해양 오염을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다. 샤프란 아우라는 펭수와 함께 이러한 환경오염 문제를 알리면서, 향기 캡슐을 사용하지 않은 자사 제품을 사용할 것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TV 광고에서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섬유 유연제 속 향기 캡슐이 퇴출돼야 한다는 점을 펭수 특유의 당당한 말투와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설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3월 펭수와 함께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튜게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 해피빈과 연계해 ‘펭수 에코키트’ 판매 수익금 전액을 환경 단체에 기부한 소셜 펀딩은, 달성률 1975%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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