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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靑 참모 출신 겨냥 "맹구 같은 소리…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입력 : 2020-06-12 08:00:00 수정 : 2020-06-12 08: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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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 文 원고 수정하는 사진 공개 "진 전 교수의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진중권.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의전 대통령'에 빗댄 자신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선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청와대 참모 출신들을 겨냥해 "맹구 같은 소리를 한다"고 응수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통치철학의 문제를 원고 교정의 문제로 바꿔놓고, '우리 각하도 교정을 했으니 철학이 있다'고 맹구 같은 소리를 한다. 인증샷까지 올린다. 멍청한 문빠들에나 통할 허접한 기술을, 선수에게 걸고 들어오면 곤란하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 세 분의 수준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연설비서관을 지냈던 분과 비교해 보세요"라며 "그럼 수준 차가 확연히 눈에 들어올 것이다. 저 수준으로 대통령 연설문을 썼으니"라고 빈정거렸다. 또 "대통령은 철학의 빈곤., 참모들은 지능의 결핍"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도 둘 사이의 질적 차이를 못 느낀다면, 참모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모자라는 문해력을 충성심으로 보충하겠다는 건지, 참모 셋이 거의 수령을 옹호하는 총폭탄이 되겠다는 결사보위의 태세로 덤벼든다"면서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라고 비꼬았다.

 

전날 진 전 교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온(on) 국민 공부방'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 의원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은 자신의 SNS에 문 대통령이 원고를 수정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진 전 교수의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씨의 자유지만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이 된다"며 "저는 직접 (문대통령을) 지켜봤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진 전 교수의 주장을 연이어 반박했고, 진 전 교수는 다시 맞대응했다. 그는 "윤 의원이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문 대통령이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한편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11일 기형도 시인의 '빈집'이라는 시를 변형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냈다.

 

신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빈 꽃밭'이라는 제목의 시 한 편을 올렸다.

 

신 비서관은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급기야 자기 마음속 꽃을 꺾어버리고 말았다"고 적었다.

 

여기서 '아이'가 누구인지 특징짓지는 않았지만, 최근 문 대통령을 겨냥해 '남이 써준 연설문을 읽는 의전대통령'이라고 말한 진 전 동양대 교수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 비서관은 "꽃을 잃고, 나는 운다"고 적었다. 원작에서는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라고 적혀 있던 것을 변형한 것이다.

 

진 전 교수가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자향이여 안녕, 그림은 그림일 뿐, 너를 위해 비워둔 여백들아 도자기 하나를 위해 가마로 기어들어 간 예술혼이여 맘껏 슬퍼해라"고 했다.

 

또 "꽃을 피워야 할 당신이 꽃을 꺾고 나는 운다, 헛된 공부여 잘 가거라"며 "즐거움(樂)에 풀(艸)을 붙여 약(藥)을 만든 가엾은 내 사랑 꽃밭 서성이고 울고 웃다가, 웃다가 울고 마는 우리들아"라고 적었다.

 

신 비서관은 "통념을 깨는 곳에 아름다움이 있었다. 부조화도, 때론 추한 것도 우리들의 것이었다"며 "숭고를 향해 걷는 길에 당신은 결국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지만 꽃을 잃고, 우리는 울지 않는다"고 적은 뒤 시를 마무리했다.

 

아끼던 사람을 잃고, 아팠지만 그래도 제 갈 길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메시지에서 등장하는 '아이'가 남측과의 대화 단절을 선언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상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꽃'이라는 희망을 꺾어버린 주체였다는 점에서 냉각기에 접어드는 남북관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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