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지역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와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는 가운데 “임신한 아내가 이런 수돗물로 먹고 생활했다”며 “관련 담당자를 징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15일 청원인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 물 한컵을 마시고, 양치를 하고 샤워를 하고 집을 나왔다”며 “가족들이 집에서 생활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이가 있는 집들도 똑같이 집에서 수돗물을 이용해 생활을 하고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청원인은 “지난해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도 해결되지 있다”며 “여전히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금방 붉게 변한다”며 현 상황을 폭로했다.
이어 청원인은 “출근 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다”며 “그리고 퇴근후에 근처 마트에 생수를 사러 들르니 이미 생수가 다 팔리고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 “임신한 아내와 아이가 이런 물을 먹고 생활했다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라고 분노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관련 부서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추홀 생수를 주겠다 안내하고 있다”며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해결하겠다는 목표도 없이 행정적인 태도로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또 아무렇지 않은 일 처럼 넘어가지 말라”며 “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전날 인천시는 유충 발견 신고 지역의 2만8000여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라고 권유했다. 시는 아직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오게 된 원인은 파악되지 못한 상태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번에 발생한 유충이 여름철 기온 상승 시 물탱크나 싱크대와 같은 고인 물이 있는 곳에 발생하는 종류인 것으로만 추정했다.
서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전문가들과도 논의했으나 전국적으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것은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 쉽게 원인에 대해 답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수장부터 배수 과정까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에는 인천 서구 이외에 강화군 지역에서도 수돗물 유충 신고가 접수돼 상수도 당국이 확인하고 있다.
강화군은 유충 발생 민원이 잇따라 제기된 서구 지역과 같은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곳이다.
이외에도 인천 부평구, 남동구 등에서도 유충이 출현됐다는 맘카페에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당국은 계양구와 부평구 등지에서도 유충 출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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