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하우스 껀 냄새난다는 후기가 많아서 A 제품으로 구매했는데 청소도 잘되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재다 보니 애들이 뭐 흘리고 주워 먹고 그래도 별걱정 안 되더라구요!’
‘전 A 제품으로 구매하려구요. 환경부에서 추가 기사 낸 거 보니까 그 성분 꽤 많이 나왔고 빤다고 해서 다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다른 매트들도 전수검사했는데 크림하우스만 유해성분 나왔다고. 대처도 마음에 안 들고. 거기서 뭔가 더 사고 싶진 않네요.’
‘어떤 분 댓글 보니까 크림하우스 쪽에서도 대응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고소한다나 어쩐다나. 환불해줘도 모자랄 판에. A는 뭐 하자 있다 그러면 바로 바꿔주는데 정말 차이 나는 걸 느꼈어요.’
‘저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요. 크림하우스는 이미 어머님들이 많이 떠나셨고, A만큼 유명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유명한데도 뉴스기사 안 올라오는 거 보면 좋은 게 좋은 거구나 싶어요.’
일반 소비자를 가장해 맘 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경쟁사에 대한 수백 건의 비방 글을 올린 유아용 매트 업체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 대포 계정과 전문 업체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비방 공세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형수)는 최근 유아용 실내매트 업체 A사 대표 등 6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A사와 공모한 광고대행사 K사 대표 등 2명도 여기에 포함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A사는 피해 회사인 크림하우스프렌즈와 유아용 실내매트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었다. 크림하우스는 자사 매트 제품에 대해 2017년 7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이후 A사는 크림하우스의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디메틸아세트아미드(DMAc)가 검출됐다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기술원은 2017년 11월 친환경 인증에 대해 취소 처분을 내렸다. 당시 기술원 측은 “(인증취소는) 경쟁업체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인해 시작됐다”면서도 “인증취소 한 번으로 인해 그만한 파장이 생길 줄 몰랐다”밝혔다.
크림하우스 측은 이에 대해 DMAc가 원료가 아닌 공정 과정의 세척제로 이용된 것을 비롯해 유럽연합 및 유엔의 관련 규정 등을 들어 인증취소 처분에 문제가 있음을 호소했고, 별도로 민간 기관에 재검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기술원은 당시 “친환경 마크만 붙이지 말라는 거지 판매 중지에 대한 결정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환경 제품이었기 때문에 팔리던 크림하우스의 친환경 매트는 시장에서 사실상 판매 금지 처분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크림하우스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커뮤니티가 운영되기도 했다. 수백명의 소비자들이 모여 집단으로 크림하우스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승소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기술원의 이같은 행정은 이듬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라 집중포화를 받았다.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는 공문이 오타투성이였고, 결정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관련 업무를 맡았던 조직의 직원들이 모두 전보 처리되기도 했다.
인증취소 직후 A사는 수십 개의 맘 카페에 크림하우스를 비방하는 한편, 자사를 띄우는 내용의 게시물과 댓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크림하우스 제품에 대해서는 인증취소 처분 사실과 함께 유해성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자사 제품에 대해 ‘유일한 친환경 제품’임을 강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초기에는 자사 직원들이 동원됐으나, 이후에는 광고대행사 K사 등 전문 업체를 동원하고 인터넷 포털의 대포 아이디까지 구입하는 등 작업 규모를 더욱 키웠다. K사는 이러한 작업 상황을 A사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등 크림하우스에 대한 이들의 공세는 장기간, 조직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의 압수수색을 통해 1만건에 가까운 ‘댓글 공작’ 증거들이 수집됐고, 검찰은 이 중 약 300개에 대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를 입증했다.
친환경 인증 취소로부터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까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크림하우스 측이 매출 감소 및 브랜드 이미지 추락, 행정·법정 소송 비용 소모 등 갖은 피해를 입은 만큼 A사에 대한 민사 소송도 뒤따를 전망이다. 200억원대였던 크림하우스의 연 매출이 40억원 근방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공식 카페 폐쇄 등 피해 규모는 최소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크림하우스와 계약을 맺었던 해외 바이어 업체 중 상당수가 도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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