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 지점장이 대출 상담을 했던 여성을 사적인 술자리에 불러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은행 측은 즉각 해당 지점장을 대기 발령 내리고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친구를 접대부로 이용하려고 한 은행지점장'이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 여성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너무 분하고 미치겠다"며 사업을 하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던 여자친구가 대출 상담을 위해 은행 지점장을 만나는 과정에서 술자리에 불려가게 된 사실을 털어놨다.
이어 "신용보증재단에 대출받기 위해 담당자를 만난 여자친구는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상심하며 눈물을 흘렸다"면서 "담당자는 상심한 여자친구에게 모 은행 지점장을 연결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소개받은 지점장 B씨가 오후 4시쯤 한 횟집으로 오라고 했고, 횟집 앞에서 만난 여자친구의 두 손을 붙잡고 뜬금없이 인사를 했다"며 “(B지점장은) 이미 일행과 거하게 술판을 벌여놓은 상황이었고 술병도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여친이 술을 못 한다고 하자 B지점장은 ‘술을 못 마셔?’라고 반말을 했고 일행에게 ‘요즘 80~90년대생들은 아직 어려서 처음인 자리에는 긴장해서 다들 저렇다’ ‘대리를 불러줄 테니 술 마셔’ 등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겁에 질린 여친이 나가려고 하자 B지점장이 ‘가는 거냐’고 물어왔고 여친은 결국 전화를 핑계로 허둥지둥 밖으로 나왔다”고 분노했다. 이후 지점장 B씨에게 항의하는 카톡을 보냈다. B씨는 "초면에 큰 실수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씨의 여자친구는 이 일로 B씨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남편이 실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영업 자리를 만들었다", "자녀가 세 명이고 한 가정을 살려달라" 등의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A씨는 "당시 술을 먹고 자연스레 저의 여자친구에 연락한 것을 생각하면 이번 일이 처음 벌어진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어제 저녁 해당 지점장이 여자친구에게 사과한다고 뒤늦게 다시 연락해 사무실로 무작정 찾아와서 수차례 전화를 하였고, 여자친구는 무서워서 통화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업계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일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모든 걸 밝혀내고 싶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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