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현 전 교수, 1년 새 3만9500주 늘어 2대 주주로
권남희 현 대표 지분율 ‘0’…머지서포터 대표로도 취임
대규모 환불 사태에 휩싸인 머지포인트의 지분 구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이사의 남동생인 권보군씨가 7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가운데 권강현 전 서강대 교수가 2대 주주로 돼 있다.
24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머지홀딩스(머지플러스의 전신)의 주식변동상황명세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최대 주주는 권보군씨다. 권씨는 전체 주식 20만9000주 중 16만2500주를 보유, 지분율이 77.25%로 가장 높았다. 현재 머지플러스 최고운영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권씨는 2017년 7월 머지홀딩스에서 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4월 머지플러스를 새로 설립한 뒤에도 지난해 12월까지 1대 대표를 맡았다.
다음으로 지분을 많이 지닌 2대 주주는 권 전 교수다. 권 전 교수의 지분율은 19.86%(4만1500주)로 나타났다. 권 전 교수는 삼성전자 전무와 서강대 교수 출신이다. 지난해 12월부터 권씨 뒤를 권 전 교수가 머지플러스 2대 대표로 취임했다. 지난 6월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권씨와 권 전 교수를 제외하면 박모씨와 장모씨 등이 각각 1.67%, 0.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권씨가 줄곧 최대 주주…권 전 교수 지분율 2018년 급상승
권씨는 머지홀딩스 설립 당시부터 최대 주주 자리를 유지해 왔다. 회사가 설립된 2017년 권씨는 전체 20만5500주 중 19만주를 보유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92.46%다. 2018년에는 신주 발행과 일부 보유 주식 매각으로 지분율이 73.44%(15만3500주)로 희석됐다. 이 정도 지분율이면 사내 주요 의사결정에 권씨 영향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권 전 교수가 보유한 주식은 2017년 2000주로, 지분율이 0.97%에 그쳤다. 다음 해인 2018년부터 권 전 교수의 지분율은 대폭 증가한다. 1년새 3만9500주가 늘어난 것이다. 지분율이 19.86%로 높아지면서 권씨에 이은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권 전 교수는 환불 사태 직후인 지난 12일 세계일보에 “저는 창업 당시부터 조언한 멘토로, (권씨 남매의) 가족도 아니고 단순한 개인 자격의 엔젤 투자자”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권 전 교수가 머지플러스의 2대 대표였다는 점과 그의 지분율 등을 고려하면 단순 투자자로만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남희 현 대표 지분은 ‘0’…경찰, 경영진 3명 형사 입건
특이한 건 현재 머지플러스의 최고경영책임자(CEO) 권남희 대표의 지분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권 대표는 지난 6월 권 전 교수의 뒤를 이어 3대 대표로 취임한 데 이어 지난 12일 다른 계열사인 머지서포터의 대표로도 취임했다. 회사 측은 “홍성하 머지서포터 대표는 개인적인 사유로 퇴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머지플러스 지분 구조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머지홀딩스가 머지플러스에 합병됐고, 이후 유상증자가 있었다고 회사가 밝혔기 때문이다.
지금도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벤처캐피탈 대다수는 스타트업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압도적인 경우를 선호한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60% 이상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머지포인트 사건을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권 대표와 권씨, 권 전 교수 등 전·현직 경영진 3명을 형사 입건한 뒤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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