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1만원인데 10만원대 판매 수두룩
사이버 사기도 잇따라…총 34건 경찰 접수
요소수 품귀 사태에 정부가 매점매석 단속에 나섰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서는 폭리에 가까운 가격으로 요소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요소수를 판매하겠다며 돈을 받고 연락을 끊는 사기 사건까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8일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요소수 거래 관련 게시글이 100여건 가까이 올라왔다. 대란이 일어나기 전 요소수 가격은 10ℓ당 1만원 수준이었지만, 대부분의 판매자는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다.
10ℓ에 10만원이 넘는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많다. 이마저도 없어서 못 사는 형국이다. 10만원대에 요소수를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세계일보에 “구매하겠다는 연락이 지금도 많이 오고 있다”며 “판매글을 올린 당일에 7명에게 팔았고, 현재 10ℓ들이 6통이 남았다”고 말했다.
A씨는 “요소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자는 아니고, 자동차 관련 일을 하고 있다”며 “예전에 화물차 기사로 일했던 아는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 물량을 달라고 해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냐고 묻자 그는 “개인 거래는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태클 걸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의 말과 달리 정부는 현재 개인 대상으로도 매점매석 신고를 받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개인이든 전문 사업자든 따로 구분하지 않고 관계부처와의 합동 단속반에 신고 내용을 제출하고 있다”며 “처벌 여부는 추후에 판단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합동 단속반은 현재 요소 수입업체와 제조업체, 요소수 수입업체, 중간유통사와 주유소 등 1만여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4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신고센터에는 지금까지 8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사기 사례도 늘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요소수를 판매하겠다며 글을 올려 구매를 유도한 뒤 잠적하는 것이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에 따르면 최근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으로 접수된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는 이날 기준으로 총 34건이다.
경찰은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중 가격 대비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을 주의하고, 거래 전에는 경찰청 '사이버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자 전화와 계좌번호가 신고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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