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이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죽음을 두고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는 해명을 두고 “거짓을 말하는 자가 범인이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와 고 김 처장이 과거 호주 출장을 같이 갔던 사진을 공개하며 “불리하면 힘없는 부하는 모른 척하는 리더”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한 방송에 출연해, 고 김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알게 된 것은 도지사 후 재판을 받을 때’라고 밝혔다. 제 귀를 의심했다”며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SBS 방송에 출연해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라며 “이 분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도지사가 된 이후 기소가 되지 않았나. 재판 과정에서 제가 세부 내용을 전혀 모르니까 이를 파악하는데 주로 알려줬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첫 사진은 2009년 8월 이 후보가 공동대표였던 성남정책연구원이 주최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정책 세미나’ 현장을 찍은 것으로 변호사이던 이 후보와 고 김 처장이 나란히 앉아있다. 당시 고 김 처장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정책 세미나 한국리모델링협회 제도개선위원회 수석간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5개신도시리모델링추진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이 후보 경선 캠프의 정책본부장을 지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은 성남정책연구원 상임대표 자격으로 세미나에 참석했다.
두 번째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고 김 처장과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를 찍은 사진이다. 고 김 처장이 이 후보를 밀착 수행했다. 김 대변인은 “누구인지 묻지도 알려 하지도 않은 채, 10박 11일을 함께 다니는 해외출장은 없다”며 ”고인은 이 후보의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는 대장동 화천대유 선정을 직접 도맡은, 시장님 명에 충실했던 평범한 가장이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고 김 처장은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고 김 처장은 또 2015년 3월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불리하면 힘없는 부하는 모른 척하는 리더를, 최후의 순간까지 번민했을 망자를 외면하는 지도자를 과연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느냐”며 “언제까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불편한 기억을 삭제한다고 대장동의 진실이 묻힐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고인에 대한 발언에 해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검찰이 지난 3개월 동안 ‘꼬리 자르기’ 수사로 미적대는 사이에, 대장동 몸통의 실체, ‘그분’의 개입 여부를 밝혀 줄 핵심 인사들이 속속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은 대장동 게이트 핵심 5인방 중 한 명이었던 정민용 변호사를 불구속기소 하면서, 윗선 수사의 길을 막아버렸다. 특검만이 죽음의 행렬을 멈춰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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