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시 항고했다. 정부는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방역패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방역패스 제도 일부 보완 방침을 밝혔다.
정부 측 소송대리인은 5일 집행정지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종환 부장판사)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국가 방역체계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보건복지부에 즉시항고를 지휘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국민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하는데, (법원이) 미접종자의 위험성을 판단한 부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날 미접종자의 감염위험이 접종자와 비교해 기본권을 제한할 정도로 ‘현저히’ 크지 않다는 점을 들며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시켰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법원 결정이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이 사실상 감염예방에 별 효과가 없다는 신호를 줄까봐 걱정하는 모습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는 60∼65%”라며 “미접종자가 100명 감염될 때 접종완료자는 40명 정도만 감염된다는 것으로, 굉장한 큰 차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재판부가 참고한 지난해 12월 자료(감염자비율 미접종자 0.15%, 접종자 0.07%)에 대해 “이 자료 해석만 해도 미접종자의 감염 확률이 2.3배 높다는 의미로, 감염예방 효과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즉시항고와 별개로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의 방역을 위해 일상회복 후 삭제했던 한 칸 띄우기 등 밀집도 기준을 복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우 제한적 질환만 인정하고 있는 방역패스 예외 사유 확대와 방역패스를 원활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개선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안정되기 전까지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축소하는 데 난색을 보였다. 손 반장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의료체계가 압박을 받는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노인시설의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미접종자 감염을 차단하는 방역패스가 일차적인 대응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격리병상 장기입원자 291명에 전원·전실을 권고하고, 올해 백신 물량으로 모두 1억5044만회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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