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대, 폭넓은 의료보장이 매력
가입 오래 될수록 인상 폭 커 부담
4세대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 유리
자기부담 급여진료의 20%로 고정
비급여의 경우는 30%로 늘어나
향후 이용 가능성 큰 항목 누락 땐
1~3세대 계약 유지하는 게 더 유리
올해 기존 1∼3세대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대폭 오른다. 보험사는 구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 대안으로 4세대 실손보험 전환 시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갈아타는 게 정말 이득일까. 4세대 실손보험은 구 실손보험보다 보험료는 싸지만, 병원 진료 시 자기 부담금이 더 많을 수 있어 실익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손보험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60% 넘게 올랐고, 올해도 높은 폭의 인상이 예고됐다.
6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세대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은 약 14.2% 수준이다. 1∼2세대의 경우 평균 16%가 인상되고, 3세대는 2020년부터 적용해왔던 한시적 할인혜택(8.9% 수준)이 종료되며 인상 효과가 나게 된다.
보험료는 한 해분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갱신 주기가 돌아오면 수년간 누적된 보험료가 한꺼번에 늘어나, 올해 보험 계약 갱신 대상자가 느끼는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A사 보험에 가입한 40대 남성을 기준으로 1∼3세대 인상 전과 후의 보험료와 4세대의 보험료를 비교해보면 △1세대 2만2450원 → 3만2553원(5년 45% 인상) △2세대 2만3385원 → 3만953원(3년 32.4%) △3세대 1만1272원 → 1만2496원(1년 10.9%) △4세대 1만70원이다.
가입한 지 오래된 보험일수록 인상 폭이 크고, 신규 보험일수록 저렴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보험업계는 연간 보험료가 4세대와 비교해 3세대는 3만360원, 2세대는 20만568원, 1세대는 42만3936원 더 비싼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올해 6월까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1∼3세대 계약자는 1년간 납입보험료의 50%를 할인하는 계약전환자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4세대 보험으로 전환하면 당장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세대별로 보험 보장 내용은 어떻게 다를까.
큰 틀에서 보면 진료 시 자기 부담금, 재가입 주기, 보장항목(담보)에서 차이가 난다.
1세대의 경우 보장항목에 대한 자기부담금이 손해보험에서 판 상품은 아예 없고, 생보사 상품의 경우 20%다. 2·3세대는 복잡해지면서 자기 부담이 10∼20%로 늘어났다.
4세대는 자기 부담이 의료보험 급여진료의 경우 20%로 고정됐고, 비급여의 경우 30% 늘어났다. 3세대 보험부터는 업계의 ‘돈 먹는 하마’로 여겨지는 도수치료, 비급여주사, 비급여MRI 진료의 경우 특약으로 보장한다. 4세대는 상해·질병 비급여 보장도 특약에 들어야 한다.
재가입 주기는 1세대와 2세대 초기 상품은 없다. 2∼3세대는 15년, 4세대는 5년이다. 쉽게 말해 2∼3세대의 경우 가입한 지 15년이 지나면 새로운 보험 약관에 맞춰 다시 실손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업계는 가입자의 95% 이상이 보장에 문제가 없으며, 선량한 가입자를 보호하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입자의 입장에서는 보험계약 전환에 앞서 병원을 찾는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 자신이 이용하거나 향후 이용할 가능성이 큰 항목이 부담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병원 진료가 많다면, 보험금이 비싸다고 해도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4세대 보험은 직전 2년간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1년간 보험료를 10% 이상 할인해 주기 때문에, 의료비가 적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4세대 가입 후 보험금 청구 실적이 많다면 오히려 할증돼 보험료가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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