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의 한 육군 부대에서 혹한기 적응 훈련을 받다 사망한 이등병이 1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격리 해제된 지 이틀 만에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유족 측에 따르면 사망한 A 이병은 지난 2일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일주일간 격리를 마치고 이틀 만인 지난 11일부터 훈련에 참여했다. 특히 당일 밤부터 곧바로 야외 텐트에서 숙영을 했다고 한다. A 이병은 지난해 자대 배치를 받았을 당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이병은 지난 12일 추운 날씨에 적응하는 ‘내한 훈련’을 위해 연병장에 설치된 텐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벌어진 사안인 만큼, 철저하게 원인을 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군 당국은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했다. 범죄 등 외부요인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완치됐다고 볼 수 없는 시점에 무리하게 훈련에 참가시킨 것이 위험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격리가 해제됐다고 완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몸 안에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고 염증 반응도 나타나게 된다”며 “특히 추운 곳에서 훈련하게 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바이러스 활동량이 증가해 다른 독감 바이러스 등과 합병되어 증상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젊고 건강한 사람도 최소 2주 이상은 무리한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병사의 건강 상태와 전입 후 어떻게 관리를 받았는지를 포함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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