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의미가 무엇인가’ 질문글에 국립국어원 “답변 어렵다”

지난 7일 ‘김건희 여사 행위 국정농단으로 칭할 수 있나’ 질문글
국립국어원 “특정 행위가 문의한 표현에 해당하는지 답변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후,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정농단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 국립국어원 게시판 캡처.

국립국어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후 올라온 ‘국정농단의 의미가 무엇이냐’던 누리꾼 질문에 “특정 행위가 문의한 표현에 해당하는지는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11일 ‘김건희 여사의 행위를 ‘국정농단’이라고 칭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립국어원의 공식 입장을 요청한다’는 글에 달린 답변에서 “온라인 가나다는 어문규범, 사전 내용, 어법에 대해 간단히 묻고 답하는 곳”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질의에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 안 얻어먹고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 한다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후,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정농단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글의 일부. 국립국어원 게시판 캡처.

그러자 ‘국민’이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문의 게시판에 글을 올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국정’은 나라의 정치, ‘농단’은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각각 설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정농단’이라는 합성어를 사전 정의대로 해석하자면 ‘나라의 정치를 함에 있어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며 “권리를 독점해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대한민국 헌법상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군을 통수하지만, 대통령 부인은 헌법상 어떠한 직위도 가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선거’와 ‘국정’에 개입하려 했다면, 이 같은 행위를 국정농단이라고 칭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립국어원의 공식 입장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발전과 언어생활 향상 연구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국어 사용 환경 개선과 한국어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보통 문의 글이 올라온 지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국어원은 답변을 달아 왔지만, 같은 날에도 여전히 답변은 달리지 않았었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