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부진 씻고 ‘1순위 지명’ 이름값
“3년 내 한국 여자농구에서 손에 꼽히는 선수가 될 겁니다. 두고 보세요.”
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감독은 건강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 신인 홍유순(19·179㎝·사진)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당시 구 감독은 “오랫동안 지켜보고 2024~2025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선택한 이유를 보여줄 것”이라며 “훈련 때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고 코트 위에서 해야 할 역할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3년을 내다본 구 감독 예상보다 홍유순 성장세가 빠르다. 홍유순이 ‘한국 여자농구 대들보’ 박지수도 신인시절 이루지 못한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완성했다.
홍유순은 지난 5일 부천 하나은행과 경기에서 14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더니 9일 부산 BNK전에서 13득점 13리바운드를 적립했다. 14일 치러진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10점 12리바운드로 3경기 연속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간 홍유순은 16일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12득점 11리바운드를 쌓아 역대 신인 최초 더블더블 기록을 4경기로 늘려놨다. 홍유순 활약에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을 57-43으로 물리치며 시즌 5승째(10패)를 따냈다. 이시준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신한은행은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게 됐다. 이제 신한은행은 5위 청주 KB(5승9패)를 반 경기 차로 추격하게 됐다.
홍유순은 드래프트를 앞두고 열린 신체능력테스트(콤바인)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기대를 모았다. 홍유순은 여기에서 점프 높이와 점프 리치, 방향전환 능력, 반사신경, 순간 가속 스피드에서 참가자 28명 가운데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재일교포 홍유순은 시즌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 첫 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등 1라운드에서 3.2득점 1.2리바운드에 그쳤지만 3라운드에서는 11.4득점 11.8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제 반 정도 적응한 것 같다’는 홍유순은 “경기 전 신인 4경기 연속 더블더블 기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 무조건 새 기록을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실수를 했을 때 언니들이 조언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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