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한국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 있을 경우, 한국 또는 미국에서의 양자 정상회담은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17일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 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반대의 상황(한 대행의 방미)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향후 조기 대선을 통해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한국의 안보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그들(더불어민주당)은 북한과 중국에 대해 훨씬 더 유화적일 것이고, 일본에 대해 더 민족주의적 접근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과 관련, 한국의 진보 진영은 동맹에 좀 더 냉담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종종 북한보다는 미국을 비판하곤 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것은 트럼프행정부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렁너 연구원은 이어 “중국은 미국에 실존적 위협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그러하다”면서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국들로부터) 더 훨씬 많은 것을 원할 것인데,한국이나 일본이 그것을 해주지 않으면 관계는 긴장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그는 한국이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을 땐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봤다. 클렁너 연구원은 “나폴레옹은 ‘적이 실수를 하고 있을 때는 개입을 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며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이 움직이지 않았던 사실을 거론하며 중대 도발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전술적 도발은 북한이 (한국의 상황에 관계없이) 늘 하는 것”이라며 “내 생각에 북한은 가만히 앉아서 적(한국)이 내부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즐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