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8일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들 중 비대위원장을 앉히면 당이 진짜 속된 말로 골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반성을 안 해서”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탄핵에 반대하는 중진들 중 하나가 비대위원장을 할 바에는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그대로 가면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을 확 바꿀 수 있는 정도의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돼서 취임하자마자 국회의원 전원을 데리고 무릎 꿇고 사과하고 ‘앞으로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고 약속할 수 있을 만한 신뢰, 이미지가 되는 사람이 와야 당이 바뀐다”고 주장했다.
또 권 권한대행이 유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할 경우에 대해서는 “가능성 제로인 얘기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가능성이 없는 이유에 대해선 “그분들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의원들 하나하나 헌법기관인데 이 사람들이 12월 3일 밤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하는지, 그 이후에 탄핵을 부결시킬 때는 윤 대통령의 헌법 파괴 행위, 계엄과 내란 여기에 대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게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 지금 당에서 반성문 한 장 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권력 투쟁하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을 국민들이 보시니까 이건 진짜 당이 완전히 그냥 소멸되는 코스로 가는 거 아니냐. 이 당에 25년째 몸담고 있는 저로서는 이거는 정말 당이 너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탄핵 반대 논리에 대해서도 “탄핵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한테 정권 갖다 바친다, 탄핵하면 망한다. 그런 생각 자체가 너무 잘못됐다”면서 “잘못을 했으니까 탄핵당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유 전 의원은 “잘못에 대해 반성을 빨리하고 새로운 길을 찾을 생각을 안 하고 8년 전에 우리 탄핵하다가 쫄딱 망했으니까 이번에도 하면 안 된다. 그거는 무슨 이런 단세포적인 논리가 어디 있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보기에는 너무나 이상한 당이 되어가는 거다. 완전히 극우당 비슷하게 돼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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