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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 사다리 ‘뚝’… 10명 중 7명 빈곤 탈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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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18 18:55:59 수정 : 2024-12-19 01: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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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첫 소득이동통계 공표

소득분위 상향비율 17.6% 불과
전체 상향이동비율은 날로 줄어
부자는 10명 중 9명 ‘자리’ 지켜
소득 증가분 고소득층 집중 영향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전년보다 근로·사업소득이 늘어나 소득분위(5분위 기준)가 상향한 이들은 전체의 1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중 소득이 올라 밑바닥을 탈출한 이는 10명 중 3명 정도에 그쳤다. 아울러 청년층(15~39세)에서 2년 연속 1분위에 머문 비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사회의 역동성 저하로 소득을 매개로 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2022년 소득이동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처음 공표되는 소득이동통계는 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에서 모두 소득을 올린 개인의 소득이동성 현황 및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개발됐다. 세금·공적 이전 등 정부의 재분배 정책이 실시되기 전 단계인 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만큼 ‘기회의 평등’ 수준을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2022년 조사는 1162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소득분위가 전년 대비 이동한 이는 34.9%에 달했다. 이 중 상향 이동이 17.6%, 하향 이동이 17.4%로 각각 나타났다. 상향 비율은 하향 추세다. 전년과 비교해 더 높은 소득분위로 이동한 비율은 2018년 18.1%, 2019년 18.0%, 2020년 18.2%로 나타났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7.6%로 떨어졌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1분위를 유지한 비율은 69.1%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분위 10명 중 7명은 2년간 소득 최하위 계층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1분위에서 더 높은 분위로 이동한 ‘탈출률’은 하락세다. 2020년 32.2%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31.7%, 2022년 30.9%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22년 5분위(소득 상위 20%)의 유지율은 86.0%로 0.3%포인트 떨어졌다. 2021년 소득 최상위였던 10명 중 9명 정도는 이듬해에도 이를 유지한 셈이다.

 

특히 2022년 소득 상승 비율이 64.4%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는데도 1분위 탈출률이 낮아진 건 소득 증가분이 고소득층에 집중된 결과로도 해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유지율이 상승한 건) 사회적 역동성이 저하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고령화, 경제적 충격이 분위별로 다른 점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6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2017년 1분위에 속한 빈곤층 중 2022년까지 벗어나지 못한 이는 31.3%로 나타났다. 이 기간 여성보다는 남성이,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이 1분위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1분위에 머무른 이들의 비율은 노년층(65세 이상)이 39.8%로 가장 높았고, 청년층(12.2%), 중장년층(40~64세·10.6%) 순이었다. 노년층 10명 중 4명 정도는 2년 연속 소득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통계청 ‘소득이동통계’ 첫 공표 최바울 통계청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소득이동통계 개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올해 처음 공표되는 소득이동통계는 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에서 모두 소득을 올린 개인의 소득이동성 현황 및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개발됐다.  세종=연합뉴스

청년층의 사정도 그리 여의치 않았다. 청년층 중 1분위에 그대로 머문 이들의 비율은 2018년 13.1%, 2019년 12.7%, 2020년 12.3%, 2021년 12.0%로 꾸준히 낮아졌지만 2022년(12.2%)에는 0.2%포인트 상승 전환했다.

 

2022년 소득이동 비율은 청년층이 41.0%로 가장 높았고, 중장년층 32.2%, 노년층 25.7% 순이었다. 청년층은 상향이동 비율(23.0%)이 하향(18.0%)보다 높았지만, 노년층에서는 하향(15.7%)이 상향(10.0%)보다 우위에 있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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