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0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내정됐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홍 시장은 14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엄 이후 대통령실 업무가 정지되면서 그게 무산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후 탄핵소추되면서 미국 대통령 취임식 특사는 무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로부터 공식 초청받으면서 19일 워싱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는 “특사로 가면 정부 대표로 가는 것이라 만나는 사람도 조심스럽고 할 말을 다 못한다. 그게 정부 공식 입장이 되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미국 의회 내 든든한 인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쌓은 미 의회 인맥이 좀 있다”면서 “미국은 공식적인 라인보다도 비공식적인 라인이 더 강한데, 비공식적으로 우리 정책과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임식에서 상·하원 의원 등을 만날 계획이고, 한국이 향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분위기도 보고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7일 만난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폴 매너포트에 대해 “한미 동맹과 관련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준비 위원회의 공식 초청에 따라 워싱턴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공백 상태인 정부를 대신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결정한 국내 정치인은 현재 홍 시장이 유일하다. 취임식 초청장을 받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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