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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 탓 기준금리 동결… 더 짙어진 부동산 관망세

입력 : 2025-01-20 06:00:00 수정 : 2025-01-20 07: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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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장 진단

주택시장 매수 심리 갈수록 악화
2024년 12월 서울 소비심리지수 107.7
2024년 1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설 이후 금리 인하 현실화할 경우
이사철 등 영향 거래량 늘 가능성”
“대내외 불확실성 등 여전” 지적도

정국 불안 등으로 급등한 원·달러 환율 여파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하면서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이미 대출 규제 강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위축된 매수 심리에 기준금리 동결로 당분간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다음달에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봄 이사철과 공급 감소 우려까지 맞물리면 수도권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5일 서울 남산에서 주택 및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짙어진 주택 시장 관망세 지속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16일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데는 환율 변동성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부진한 경기만 놓고 보면 인하가 필요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급격히 오른 환율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문제를 고려한 셈이다.

전반적으로 위축된 부동산 경기 역시 기준금리 동결로 당분간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가산금리 인하 및 금융권의 가계대출 재개 등 연초 대출 환경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개선됐지만 탄핵 정국, 경기 위축 등의 불안 요소에 따라 주택 시장은 관망세가 더욱 짙어진 분위기”라며 “금리 동결 이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택 시장 매수 심리는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이다. 국토연구원의 ‘2024년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7.7로 전달보다 2.1포인트 내렸다. 지수는 지난해 7월 140.6까지 오른 뒤 5개월 연속 떨어졌으며, 지난해 1월(104.3)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치가 됐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지방의 주택매매심리 지수는 지난달 98.8로 한 달 새 2.1포인트 떨어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한 번 움츠리기 시작한 거래시장과 매매가는 매수 심리의 움직임 없이 우상향으로의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부동산 거래 회전율의 개선은 적어도 봄 이사철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최상수 기자

◆“2월 인하 시 주요지 회복 가능성”

최근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더라도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기준금리 동결이) 부동산시장에 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 부동산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와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관망세가 짙은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설령 기준금리가 인하됐더라도 단기간 내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양 팀장은 한은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만큼 조만간 금리가 하향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지점으로 봤다.

양 팀장은 “설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계절적 이사철과 공급 감소 영향이 맞물려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와 가격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소득 격차, 선호 지역의 공급 부족, 주요 재건축·재개발 추진 속도 차이에 따라 지역별 차별화와 국지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와 대내외 불확실성은 매수 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랩장은 “2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의 경기 등 불안 요소에서 오는 매수심리 위축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실제 체감 금리 (인하) 등이 나타나기 전까지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 팀장도 “시장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요인,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대내외적인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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