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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태는 벌써 일주일째 진통을 계속하고 있다. 뉴스는 하는둥마는둥이고 다른 프로들도 재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규는 그칠 것 같지 않다. 얼마동안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방송의 이런 파행성에서 제일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국민이다. 분규당사자들도 심사는 결코 편하지 않을 것이다. 공짜도 아니요 꼬박꼬박 시청료를 물고 있는 국민들은 방송사 내부분쟁으로 「알 권리」를 차단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사태를 두고 견해와 입장에 따라 다른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우리의 결론은,어쨌든 방송부터 우선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전파매체는 활자매체와 그 기능은 같으나 성격은 다르다. 신문은 각사가 회사에서 만들어 인쇄된 제품을 각 수요자 가정에까지 가져다 준다. 전파매체는 그렇지 않다. 수요자가 일정한 장치를 각기 가지고 있으며 방송사에서 내보내는 전파를 통해 정보를 알게 된다. 그 전파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다. 신문은 보기 싫으면 거절하면 그만이지만 전파매체는 속성상 거절할 수도 없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공영방송은 국민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KBS사태에서 가장 아쉬운 것도 바로 이점이다. 공영방송이 가지는 특수성을 외면한 채,바꾸어 말해 사실상의 주인인 국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사태에 이르게 된 무책임성이다.
문제의 서사장은 임명이 있기 전부터 노사에 의해 반발이 나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발령이 있었고,반발은 실질적 파업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정부당국은 법적인 하자는 없는 일이며 따라서 거부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절차상 잘못은 없으나 세상일이 법적 형식논리로만 풀리는 것이 아님을 정부당국은 몰랐다는 것인가. 당국의 보다 유연한 자세가 있었어야 했다.
마찬가지로 신임 사장이나 노조측에 대해서도 보다 유연한 대처가 필요했다. 개인기업체도 아닌 공영방송에 공권력이 들어가게 한 것은 성급했다. 국민이 보기로는 사태가 상당히 어렵게 돌아가고는 있었지만 공권력투입이 불가피할 만큼 긴박했다고는 보이지 않았다. 좀더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지 않았던가.
노조도 실질적 파업이라는 사태로까지 몰고가지 않고는 달리 선택의 길이 없었던 것인지 반성의 여지가 있다. 당사자들이 힘의 논리에 의존하는 한 문제의 해결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규프로가 나오지 않고 어린이까지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하는 장면을 보아야하는 국민의 심정은 참으로 착찹하다는 것을 관계인 모두가 알아야 한다.
되풀이되는 얘기지만 다른 문제는 차후로 미루고 방송을 우선 정상화 시켜야 한다. 국민에게 해야할 임무를 차질없이 수행하면서 내부분규는 대화를 통해 타결할 것을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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