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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동·식물원 ''추억 속으로''

입력 : 2006-09-28 00:54:00 수정 : 2006-09-28 0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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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낡아 38년만에 내달 철거
市 연말까지 산책로 등 녹지 조성
27일 아이들과 모처럼 남산 동물원을 찾은 회사원 김모(38)씨는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다. 1970년대 중반 초등학생 시절 소풍을 오고 아내와 사랑을 키운 추억이 깃든 남산 동·식물원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원숭이와 꽃사슴, 너구리 등을 보고 신기해했던 모습과 아내에게 마음을 꺼내기 어려워 애꿎은 동물들의 머리만 쓰다듬던 기억이 새롭다. 아이들에게 그런 애틋한 기억을 물려주고 싶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1968년 이후 38년간 서울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남산 동·식물원이 사라지고 새로운 녹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동·식물원 노후화와 서울성곽 복원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남산 식물원과 소동물원을 철거하고 연말까지 녹지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남산식물원(826평)과 소동물원(112평), 분수대 철거 부지를 포함한 이 일대 2000여평에는 잔디와 소나무, 느티나무, 생강나무, 철쭉 등 6종, 3000여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녹지로 복원되고 산책로도 조성된다.
시는 또 철거 전 동·식물원의 모습을 동판으로 남겨 시민들이 이곳의 역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동물원에 살던 동물들은 대부분 서울대공원이나 인천대공원, 진주동물원 등 다른 동물원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공작과 앵무새 등 비교적 키우기 쉬운 조류는 서울시내 초등학교 등에 새 둥지를 마련하게 된다.
식물원의 식물들도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의 온실로 이사하게 되고 일부는 서울시내 학교에 제공돼 학생들의 자연학습 자원으로 활용된다.
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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