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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감시·비판 못참는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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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1-01 20:26:46 수정 : 2012-11-01 20: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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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필요하십니까. 강운태 광주시장 관련 기사만 내려주세요.”

세계일보 11월1일자 10면 ‘광주문화재단 인력 편법 증원 도 넘었다’ 기사가 인터넷 홈페이지 세계닷컴에 먼저 올라온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 광주광역시 뉴미디어 담당 K씨가 전화를 걸어 뜬금없이 이 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기사 내리는 게 쉽지 않다고 하자 그는 “직을 걸고 도와주겠다”며 기사 삭제에 ‘올인’했다. 상당히 다급해 보였다. 도대체 광주시청 계장급이 어느 정도 파워가 있기에 이런 제안을 하는지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K씨가 강 시장을 수십년간 모신 최측근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의문이 풀렸다.

K씨가 이날 삭제해 달라고 요구한 기사는 강 시장 부인의 운전사가 광주시 출자기관인 광주문화재단에 채용돼 빈축을 사고 있다는 내용이다. K씨가 총괄하는 뉴미디어 부서는 강 시장이 민선5기 시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 만인 2010년 8월에 생긴 부서다. 주요 업무는 시 홈페이지 관리와 온라인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다. 2010년 8월 계약직 나급으로 채용된 K씨는 1년 만에 가급으로 승진하고, 다시 채용돼 최장 5년간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최측근이 채용된 뉴미디어 부서의 진짜 업무는 광주시 홍보가 아니다. 강 시장과 관련된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지를 수시로 검색하고 부정적인 기사일 경우 파장이 확산되기 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전담 부서까지 두고 온라인상에서 강 시장의 기사를 통제하고 있는 셈이다.

강 시장이 2년 전 시장에 취임하면서 강조한 것이 시민과의 소통이다. 하지만 강 시장은 온라인에서 자신과 관련된 어떤 부정적인 기사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불통의 벽을 쌓고 있다. 감시와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지도자와 조직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 시장은 되새겨야 한다. 

한현묵 전국부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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