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3년 만에 국제대회 金
일단 결선行 가능한 15위 목표
스타트 좋아 깜짝 활약도 기대 2010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를 보며 대한민국을 응원하던 대학생은 4년 후 국가대표로 조종간을 잡게 됐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대표팀 파일럿 원윤종(29·경기연맹·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체육교사를 꿈꾸던 대학생 원윤종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2010년 8월 대표 선발전을 통해 봅슬레이 선수로 거듭났다. 그는 곧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열린 아메리카컵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전정린(25·강원도청)과 호흡을 맞춰 처음으로 아메리카컵 금메달 2개를 따내더니 2013∼14시즌 아메리카컵 2인승에서 세 차례(5·7·8차 대회)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에는 2013∼14 아메리카컵 7차 대회 4인승 파일럿으로 나서 처음으로 4인승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아메리카컵이 월드컵 대회에 비해 낮은 등급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목표는 전체 15위다. 15위 안에 들면 결선 진출이 가능하고, 결선에 오르면 당장 입상은 못하더라도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봅슬레이에서 중요한 것은 스타트다. 스타트에서 0.1초를 줄이면 같은 조건에서 0.3초가량 기록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여름 특훈을 통해 스타트를 세계 톱 10 수준으로 끌어올려 소치에서의 깜짝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원윤종은 “봅슬레이는 기초적인 체력과 체격조건이 맞으면 할 수 있다고 해서 국가대표에 대한 동경심으로 시작했다”고 도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채 4년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체중을 30㎏ 가까이 불리고 끊임없이 트랙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렸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원윤종(앞) 등 봅슬레이 대표팀이 지난달 2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연합뉴스 |
봅슬레이에는 무게 제한이 있다. 2인승의 경우 선수 두 명과 썰매를 합쳐 390㎏, 4인승은 선수와 썰매를 합쳐 630㎏으로 제한하며 썰매 최저 무게는 각각 170㎏, 190㎏이다.
썰매가 무거우면 스타트가 힘들기 때문에 썰매 무게를 최저에 맞추고 나머지를 선수들의 몸무게로 채워 최대 중량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 속도를 내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항상 몸무게를 불리기 위해 노력한다.
김선옥과 호흡을 맞추는 브레이크맨 신미화(20·삼육대)는 창던지기 선수 출신이고, 남자 봅슬레이 4인승 브레이크맨 오제한(23·한국체대)은 허들 유망주, 푸시맨 석영진(25·강원도청)은 전국체전 고등부 3관왕을 차지한 바 있는 역도 선수였다.
해외에서는 영화 ‘쿨러닝’으로 잘 알려진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육상선수 출신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100m 은메달리스트 로린 윌리엄스(31),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100m 허들 4위 롤로 존스(32)가 미국 봅슬레이 여자 대표팀에 합류해 화제가 됐다.
봅슬레이는 ‘빙판 위의 F1’으로 불린다. 시속 135㎞ 이상의 속도로 트랙을 질주하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 속도는 201㎞로 썰매 종목 중 가장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기도 한다. 소치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남자 2인승·4인승과 여자 2인승으로 총 3개다. 한국은 역대 최초로 봅슬레이 전 종목에 선수가 출전한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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