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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청암대 총장의 ‘일어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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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17 19:36:13 수정 : 2015-05-17 23: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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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남 순천 청암대학교 안팎에서 ‘우두머리 미꾸라지’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최근 10개월 사이 청암대 총장 관련 등 32건의 고소고발이 잇따라 터진 데서 나온 말이다. 그 중심에는 강모(68) 총장이 있다. 이 대학 한 여교수가 강 총장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수사기관에 고소한 것이다.

성추행 과정은 이렇다. 강 총장이 2013년 7월쯤 향장피부미용과 A(45·여) 교수에게 은밀한 만남을 제의했고, 강 총장은 A교수를 회식이 끝난 뒤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했다는 게 A교수의 주장이다.

A교수는 또 강 총장이 고소 후 “앞으로 학교생활을 어렵게 하겠다”고 협박한 뒤 보복성 징계를 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대학에서는 지난 해 11월 A교수와 그와 친한 학과 교수 2명 등 3명이 품위손상을 이유로 징계를 당했다.

강 총장은 교비 14억원가량을 빼돌려 횡령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강 총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J(56·여) 교수도 수년 동안 교육비를 부풀려 빼돌려 상습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있다.

청암대 총장과 학교 관계자 등의 잇단 비리와 비행을 보는 2만4500여명의 청암대 졸업생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한 졸업생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참다 못한 지역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들도 강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수차례 벌이고, 청암대 총동문회 측이 대학본부를 찾아 강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어탁수(一魚濁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 한 마리가 큰 물을 흐리게 한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여러 사람이 그 해를 받게 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지금의 청암대가 그렇지 않은가 싶다. 강 총장과 일부 교수의 부정과 비행으로 성실하게 묵묵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교 구성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승하 사회2부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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