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SNS 활동.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SNS에서는 모두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어했다. 하지만 SNS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진짜 그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SNS 사용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SNS 이용 관련 전반적인 인식평가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5.2%가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SNS 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명 중 1명 정도가 SNS의 필요성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젊은 세대보다는 중장년층이 SNS의 활동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 좀 더 많이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SNS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왠지 이상해 보인다는 의견이 5.8%에 불과할 만큼, SNS 사용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누군가를 새로 알게 됐을 때 그 사람의 SNS를 찾아본다는 이용자가 절반을 넘고 있어, SNS를 통해 타인의 일상을 관찰하려는 심리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SNS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을 알아보고자 하는 욕망에 충실한 편이었다.
SNS 활동은 결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10명 중 6명이 SNS에서는 모두들 자신의 행복한 모습만을 보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남성보다 여성의 이런 인식이 강했으며, 연령별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전체 절반 이상은 요즘 사람들이 ‘리트윗’과 ‘좋아요’를 얻기 위해 업로드 내용에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도 바라봤다. 타인이 내리는 평가에 끊임 없이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견은 특히 여성과 20대가 많이 가지고 있었다.
10명 중 4명은 스스로가 가끔씩 다른 누군가에게 공감이나 위로를 받기 위해 SNS에 글을 올리는 경우가 있으며, SNS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말과 사진 등을 업로드 하는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이 이미 만들어 놓은 이미지 때문에 SNS에서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는데도 37.5%가 공감했다. 전체 절반이 가끔씩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SNS에 공유하고 싶어했지만, 실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SNS에 한다는 이용자는 35.8%에 그쳤다. 또한 SNS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는 의견은 단 6.4%뿐이었다.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SNS에 비쳐진 사람들의 모습은 ‘거짓’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시각이었다.
SNS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자기과시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SNS 게시물을 단순히 일상을 기록하거나 정보 공유를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기 과시적인 것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것이다. 다만 젊은 층은 SNS 게시물이 자기 과시적인 성향이 크다고 많이 바라보는 반면, 고연령층은 정보 공유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 많아 세대별 SNS를 바라보는 시각차이도 살펴볼 수 있었다.
트렌드모니터는 “전체 응답자의 81.6%가 요즘 SNS에는 ‘자기과시’를 하는 이용자가 많은 것 같다고 느낄 만큼 자기과시적인 태도는 SNS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SNS상에서 자기과시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을 어필하고 싶고 남들보다 눈에 띄고 싶으며 인정받고 싶어서라는 의견들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외롭고(30.7%) ▲남들보다 앞서나가고 싶은(29.9%) ▲마음과 함께 특정한 홍보 목적을 위해(25.1%) SNS에서 자기과시를 한다는 생각도 적지 않았다.
사람들이 SNS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재미있는 이야기나 동영상을 보는 것이었다. SNS가 인맥을 형성하고 소통하는 차원을 넘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특히 20대가 SNS에서 재미난 이야기나 동영상을 많이 즐겨보고 있었다. 다음으로 ▲좋은 글과 뉴스 등에 공감 및 관심 표시(44.5%) ▲뉴스나 속보 확인(34.8%) ▲공감 및 관심이 필요한 글 공유(33.3%) ▲나의 일상생활 관련 글과 사진 업로드(31.7%) 하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SNS를 이용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감정 및 생각은 ‘재미있다’였다. 그 다음으로 ▲시간이 잘 간다(44.5%) ▲관심이 많이 간다(35.2%) ▲도움이 된다(34.2%) ▲시간을 많이 뺏긴다(31.1%) ▲쓸데 없는 것 같다(22.3%) ▲위로를 받는다(18%) 등의 정서를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50대에서 가장 많은 반면, 시간이 잘 간다는 평가는 20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다시 말해 50대가 실용성에 초점을 많이 두고 SNS를 활용하는 반면, 20대는 어느 정도 시간 때우기 차원에서 SNS를 이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SNS 사용량이 많은 ‘헤비유저(Heavy User)’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선과 부정적 시선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35.3%, 중복응답)이자 시간이 많은 한가한 사람(29.9%)이며 오지랍이 넓다(29.5%)는 부정의 평가와 대단하다(34.2%), 사교성이 좋다(34.1%), 인맥이 넓다(32.4%)는 긍정의 평가가 엇갈렸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나의 일상을 기록하기 보다는 타인의 일상을 지켜보는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NS 활동을 자신이 직접 게시물을 올리는 활동과 타인이 올린 게시물을 보는 활동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내가 작성한 글과 사진을 업로드 하는 비중 보다는 남이 작성한 글과 사진을 보는 비중이 훨씬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글과 사진을 업로드 하는 활동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여성과 30대가 높은 편이었다.
이와 함께 SNS에 프로필 사진을 올릴 때도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SNS 프로필을 남들이 좋게 평가해줄 것 같은 사진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SNS 사용자 10명 중 6명이 동의한 것이다. 여성과 20대가 타인의 평가를 좀 더 의식하는 모습이 강했다. 또한 스스로가 타인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한다고 평가한 사용자가 의식 정도가 낮다고 평가한 사용자 보다 남들이 좋게 평가할만한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남들이 부러워할 것 같은 사진으로 SNS 프로필을 설정할 때가 있다는 사용자도 38.1%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대게 SNS 프로필 사진은 자주 바꾸지는 않는 편이었다. 10명 중 2명만이 SNS 프로필 사진을 자주 바꾼다고 응답했다. 또한 SNS프로필 사진에 아무것도 설정해 놓지 않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무슨 일이 있는지 왠지 걱정된다는 의견은 적어, 막상 타인의 SNS 프로필 사진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SNS 프로필에 자녀나 가족사진이 있으면 그 사람이 왠지 따뜻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데 65.3%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진에 따라 사용자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는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통 가장 많이 설정하는 SNS 프로필 사진은 주로 자연풍경, 사물 이미지와 자신의 사진이었다. 풍경이나 사물 이미지로 프로필을 설정하는 경향은 특히 고연령층에서 뚜렷했으며, 젊은층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