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갈라지고 건조해지는 ‘홍피성 피부염’으로 학교에서도 내쫓기고 친구들에게도 따돌림당한 인도 소녀이 기구한 사연이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샤리니 야다프(16)는 홍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은 홍피증이라고도 불리며,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붉어지는 게 특징이다. 자주 벗겨지는 박탈성 피부염 증세도 보인다.
어린 야다프는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하려고 1시간에 한 번씩 물로 씻어야 하고, 수시로 연고도 발라야 한다. 당연히 제대로 잘 수도 없다. 그럼에도 야다프의 피부는 40여일마다 뱀이 허물을 벗듯 벗겨진다. 고통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지라 제대로 된 병원 치료는 꿈도 못 꾼다.
야다프는 신체적 고통에 버금가는 주위의 따까운 시선도 견뎌야 한다. 그의 모습을 보고 두려워한 아이들 때문에 일찍이 초등학교 시절 퇴학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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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갈라지고 건조해지는 ‘홍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인도 소녀 샤리니 야다프(16). 아버지가 일용직 노동자인 탓에 제대로 된 병원 치료는 꿈도 못 꾼다. |
야다프의 어머니 데브쿤와르는 “딸은 어렸을 때부터 고통에 시달렸다”며 “어떤 의사도 치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손 놓고 있는 사이 야다프의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데브쿤와르는 “지금 당장죽지는 않지만, 그 병은 우리 딸의 삶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며 “어디 (병원으)로 가야 할지, 누구에게 상담받아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데브쿤와르는 “차라리 딸이 비참한 고통으로 살아가느니 죽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며 부모로서 입에 담기 힘든 말까지 내뱉었다.
야다프의 두 동생 세잘(15)과 프라이스(8)에게는 다행히 언니와 같은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야다프의 아버지 라흐바하두르는 “한 번도 정상적인 인생을 살지 않은 딸을 보면 정말 슬프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면 마치 큰 화상을 입은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야다프도 자기 때문에 가족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야다프는 “내게 무슨 잘못이 있어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누구든 할 수만 있다면 부디 도와달라”고 애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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