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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는 골퍼의 소망이다. 빨랫줄 같은 호쾌한 타구는 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짜릿하게 만든다. 중력이 지구 6분의 1인 달에서 골프공을 치면 얼마나 날아갈까. 1971년 2월6일은 미국 우주비행사의 이런 호기심이 현실이 된 날이다. 아폴로 14호 선장 앨런 셰퍼드 골프실력은 이른바 만년 하수. 그는 우주비행을 앞두고 달 표면에서 골프공을 치는 깜짝 실험을 준비했다. 엉뚱한 그의 제안에 나사(NASA)는 난감해했지만 출발 전까지 비밀에 부치는 조건으로 허락을 했다. 6번 아이언 헤드에 특별장착한 2단 접이식 샤프트는 예비용 양말 속에 숨겨 장도에 올랐다. 인류 최초 달나라 골프는 어땠을까. 첫 번째 샷은 민망하게도 뒤땅. 부피가 큰 우주복 탓에 한손으로 칩샷하듯 내리친 스윙은 달 표면에 흠집만 내고 공은 맞추지도 못했다. 두 번째도 실패. 생크가 나서 공을 굴러가다 멈췄다. 두 번의 멀리건 뒤 날린 세 번째 샷 비거리는 200야드. 네 번째 샷은 임팩트가 더 좋아 400야드를 가뿐하게 날았다. 장타의 판타지를 달나라에서 결국 실현한 것. 귀환 후 그는 수많은 골프광들의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얼마나 날렸는지 궁금해하는 그들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야 했기에 6마일쯤 날아갔다고 허풍을 떨었다. 달에서 날린 두 개의 공은 밤낮 기온차가 300도가 넘는 탓에 삭아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샷(moon shot)의 꿈을 이룬 골프채는 미국골프협회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김규영 편집위원

△1952년 2월6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1987년 2월8일 김만철씨 일가족 11명 귀순

△2000년 2월9일 국내서도 첫 뇌사 공식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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