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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탈북 후 3년 만에 귀국하는 최은희 신상옥 부부.
한국영화의 전설 최은희 신상옥 부부. 최고의 여배우와 감독으로 1954년 결혼 이후 1970년대 중반까지 한국영화 황금기를 이끌었다. ‘폭군 연산’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등 히트작은 셀 수 없을 정도. 1926년생 동갑인 이들의 삶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1978년 부부는 6개월 간격으로 납북되는 불행을 맞았다. 북한 공작팀이 그해 초 영화합작을 미끼로 최은희를 홍콩으로 유인해 납치했다. 공작선에 끌려온 최은희를 남포항에서 직접 맞이한 사람은 김정일이었다. 당시 38살의 미래권력이자 영화광이었던 그가 납치를 지시한 것. 당시 이혼상태였던 신 감독도 그해 7월 사라진 최은희를 홍콩에서 수소문하다 납북됐다. 같은 북녘하늘 아래 살았지만 이들 부부가 만난 건 납북 5년이 지난 1983년. 기막힌 운명의 재회였다. 김정일의 전폭적 지원을 업고 부부는 2년 동안 17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신 감독이 연출한 ‘소금’으로 최은희는 1985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북한의 신임을 받은 부부는 1986년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할 절호의 탈출기회를 맞았다. 3월13일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미국대사관으로 진입, 납북 8년 만에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미국에 정착한 뒤 영화의 열정을 놓지 않았던 두 사람은 1989년 귀국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다 2006년 신 감독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구순을 넘긴 나이, 한바탕 긴 꿈을 꾼 것 같다는 전설의 스타. 삶은 신산했지만 예술혼은 아직도 찬란한 별빛처럼 반짝이고 있다.

김규영 편집위원

△1974년 3월13일 고대 앞서 국내 첫 스트리킹

△1980년 3월14일 과천 신도시 조성사업 착공

△1916년 3월19일 미국 최초 항공기 실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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