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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승지외주(繩之外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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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6 01:08:58 수정 : 2017-04-11 16: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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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찌 완전할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과오가 있게 마련이다. 다만 그 허물을 하나하나 고쳐 나가 허물을 적게 하는 게 사람이 가야 할 길이다. “과오를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也)”라고 지적한 공자의 말이 비수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문제는 지도층일수록 교묘하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해괴한’ 논리를 끌어들여 자기합리화를 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민초들에겐 자신들을 따르라고 짐짓 거들먹거리곤 한다. 자신은 ‘바담 풍’ 하면서 상대에겐 ‘바람 풍’ 하라는 식이다. 이중인격이 따로 없다.

‘관자’ 법법편에 “위로는 국가의 법을 따르지 않고 아래로는 공동체의 도덕 규범을 무시하며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다스리기 힘든 인간’이라고 한다. 불법과 탈법을 일삼고 무법천지 세상을 조장하는 사람은 목을 베어 응징한다.(上不行君令 下不合于鄕里 變更自爲 易國之成俗者 命之曰不牧之民. 不牧之民 繩之外也 繩之外 誅)”라고 한 바는 관중의 준법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도층의 준법을 강조했다. 옛날 성인들이 통치할 때는 신하들의 학식보다 국법 질서에 대한 존중심이 더 중요한 덕목이었다며 법이 지켜지지 않으면 세상이 사분오열돼 망국(亡國)에 이르게 됨을 경고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결정이 내려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향후 법적투쟁 등을 예고하고 나섰다. 통합과 치유를 바라는 우리 사회 절대다수의 기대와는 배치되는 행태다.

“잘못을 했거든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거나, “잘못이 있을 때 고치는 것에 인색하지 말라(改過不吝)”는 성현의 가르침을 되새겼으면 한다. 헌법 해석의 최고 권위를 지닌 헌재 결정을 정면 부인하는 것은 국기문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 허물을 스스로 드러내어 해를 자초하는 것을 경계하여 “봄 꿩이 제 울음에 죽는다”고 했거늘!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繩之外誅 : ‘무법천지 세상을 조장하는 이는 목을 벤다’는 뜻.

繩 노끈 승, 之 갈지, 外 바깥 외, 誅 벨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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