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현주의 일상 톡톡] "내가 당했으니 너도 똑같이 당해야 해"

입력 : 2017-03-25 05:00:00 수정 : 2017-03-23 17:47: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교실 내 주먹은 사라지고 있지만 문제는 '언어폭력'
전반적으로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있지만,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교실 내 동급생들 간 언어폭력이 가장 흔한 것으로 집계돼 교내 지도와 교육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정신의학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전문 상담교사 등을 배치할 때 우선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린 학생들은 사소한 이유로 다툴 수도 있고, 또 이 과정에서 아주 가벼운 폭력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폭력 피해를 본 초등학생의 비율이 중·고교생 대비 1.8~3.1배 높다는 점으로 미뤄보면 간과할 일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주로 쉬는 시간에 일어나는 언어폭력의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게임 등으로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폭력적인 미디어(영상) 환경에 노출된 초등학생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스트레스로 불만을 폭력의 형태로 표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에 따른 피해 응답률은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현장에서 이와 관련한 사건을 처리하는 건수는 되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폭력을 숨기지 않고 공개 처리하려는 개선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폭력 행태를 보면 성인들도 상상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이에 우리 어른들이 애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절반 가량은 초등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1만3000여명이 피해를 입었는데, 쉬는 시간 교실에서 동급생으로부터 '언어 폭력'을 당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전반적으로 학교 폭력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만큼 언어폭력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재학생 394만명 중 94.7%인 37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0.8%인 2만8000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학교 폭력 실태조사는 해마다 상·하반기로 나뉘어 2차례씩 진행되는데,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19일~10월28일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작년 2차 조사에서 학교 폭력에 따른 피해를 호소한 학생은 2015년 2차 조사의 3만4000명(0.9%)보다 6000명 줄어든 규모다.

◆초등학생, 쉬는 시간 교실에서 동급생으로부터 언어 폭력에 시달려

초등학생 중에서는 1.3%(1만3600명)가, 중학생은 0.5%(7400명), 고교생은 0.44%(4400명)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각각 답해 전체 피해학생 중 초등학생이 절반에 육박하는 48%를 차지했다.

학교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초등학생은 지난해 1차 조사 때 2.1%(2만6400명)보다 감소했다. 초등학생 가운데 4학년이 2.1%, 5학년이 1.2%, 6학년이 0.7%로 각각 나타나 4학년의 피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교육부 측은 "처음 실태조사에 참여하는 초등학교 4학년은 1차 조사 땐 피해 응답률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2차 조사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본 학생 중 가족과 학교 등에 신고했다고 응답한 이의 비율은 77.6%였다. 신고 대상은 가족(32.8%)과 학교(22.4%), 친구나 선배(14.4%) 등의 순이었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집단 따돌림(16.9%)과 신체 폭행(12.2%), 스토킹(10.9%)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 장소는 교실 35.3%, 복도 16.5%, 운동장 8.1% 등으로 교내가 67.2%를 차지했다.

학교 밖에서는 사이버 공간이 6.8%, 놀이터 등이 5.5%, 학원이나 그 주변이 4.2%로 나타나 이들 장소 순으로 폭력이 자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

피해 시간은 쉬는 시간(42.0%)이 가장 많이 차지했고, 이어 하교 이후가 14.7%, 점심시간이 9.7%, 정규 수업시간이 7.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의 학생이 75.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자신이 학교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1만1000명(0.3%)이었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생의 가해 응답률이 0.6%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0.2%, 고등학교 0.1% 등의 순이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9만4000명(2.5%)이었으며, 이후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은 73.5%였다.

실태조사에서는 학교폭력에 따른 피해 응답률이 하락하는 추세인 데 비해 실제 현장에서 폭력문제를 처리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2013년 1만7749건에서 2015년 1만9968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 측은 "학교폭력에 대해 은폐나 축소 없이 공정하게 대처하려는 학교의 노력과 학생, 학부모의 인식 개선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실태조사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대상과 기간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