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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갤러리] 세상에 하찮은 ‘피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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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9 01:43:01 수정 : 2017-04-11 17: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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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포레스트-그린 데이’ (90×210㎝, 4월30일까지 소마미술관)
피부는 표피와 진피, 피하지방층으로 이루어진 얇지만 넓은 막이다. 두께는 표피가 0.07~0.12㎜, 진피가 1~2㎜다. 그래도 피부 전체의 무게는 3~4.5kg에 이르러 인체 최대의 장기로 불린다. 피부를 통해 인식된 다양한 감각은 우리의 정신세계를 형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창문이기도 하다.

오는 4월30일까지 열리는 소마미술관의 ‘내가 사는 피부’전은 피부를 화두로 작업하는 18인의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다. 피부로 세상을 조망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피부색을 중심으로 극단적 배타주의로 향해가는 조짐들이 세계 곳곳에서 다시 일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데 기꺼이 한 표를 던진 영국인들, 부유한 백인 남성인 트럼프에 투표한 미국인들의 인식 저변에는 유색인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다. 이민자들 때문에 주인의 자리가 흔들리고 살기가 힘들어졌다는 불만이다. 사실 역사적으로도 힘든 시기엔 사회적 불만을 특정인이나 세력에게 덧씌우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 왔다. 일종의 마녀 사냥이다.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도 경계해야 할 문제다. 예술은 세상이 증오로 나아갈 때 ‘멈춤을 말할 수 있는 성찰’이다. 한국인의 얼굴에 흑인의 피부색을 입힌 정지필의 사진은 피부색에 대한 편견을 깨부순다. 다양한 피부색의 ‘아름다운 숲’을 형상화한 김준 작가의 작품은 세상의 하모니를 보여준다. 세상에 하찮은 생명(인간)은 없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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