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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의세계,세계인] ‘돈 축제’된 태국 송끄란 물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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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8 01:59:37 수정 : 2017-04-18 01: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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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200만 몰려 2600억원 수입 / 두바이처럼 스토리와 볼거리 연계를
‘물꽃’이 하늘로 피어난다. 물줄기가 이곳저곳에서 날아다닌다. 사람과 자동차는 물 잔치 속을 지난다. 화려한 장식을 한 코끼리가 도로를 활보하면서, 코로 물을 뿌린다. 누구 하나 화내는 사람이 없다. 물을 맞고 쏘고 하면서 웃고 소리를 지른다. 태국인뿐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인파 속에서 다양한 색상의 물감에 흠뻑 젖어 즐거워한다. 태국의 관광도시 치앙마이 중심가는 이렇게 며칠 동안 물바다가 된다.

세계적 명물인 태국의 물 축제 ‘송끄란’이 막을 내렸다. 송끄란은 인도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의 ‘상크란디’가 어원이다. 변화 혹은 이동을 뜻한다. 천문학적으로 태양이 양자리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설날이다. 귀향의 시기라 연휴가 됐다. 종교적으로는 불상의 먼지를 물로 씻는 정화의식이 진행된다.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가족의 건강을 빌고 모든 죄와 불운을 씻는다.

그런데 이 태국의 신년 및 전통적 종교 행사는 이제 세계적인 축제가 됐다. 태국 관광청은 이달 1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행사에 약 250만명의 외국인 방문객이 찾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약 200만명의 관광객이 입국한 지난해 축제기간 동안 태국은 우리 돈으로 약 2600억원을 벌어들였다. 최대 명절로 내수도 크게 살아나는데, 여기에 수백만명의 해외 관광객까지 몰린다. 가계, 기업 그리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즐길 거리’는 관광의 중요한 요소다. 이를 세계화한 것이 송끄란 축제다. “코끼리와 물총싸움 하고 싶어요.” 올해 축제에 온 스웨덴 어린이가 방콕 공항에서 인터뷰한 내용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놀 거리인 것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독특한 놀이문화는 삽시간에 전 세계인의 관심거리가 된다. 자연 및 역사 관광자원에 타이 마사지 및 물싸움까지 더해져 태국의 관광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랜드마크도 중요한 관광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바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 최고층, 세계 최고급 호텔, 세계 최대 인공섬, 세계 최대 쇼핑몰, 세계 최대 인공스키장 등이다. 불모의 사막에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인공물을 세웠다. 제주도 두 배 면적 인구 약 200만명에 불과한 이 작은 나라는 이제 세계적인 관광, 물류 및 교통 허브가 됐다. 두바이 공항은 국제선 승객 수 3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관광객 유치의 또 다른 요소는 역사와 문화에 얽힌 스토리다. 유럽 및 미국에 전 세계 관광객이 밀집하는 배경이다. 제국주의적이긴 했지만 어쨌든 지난 수세기 동안 국제 정치, 경제, 문화를 주도해 온 스토리가 있다. 화려한 궁전, 예술 및 미술 작품 그리고 문화 콘텐츠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해 배급하고, 세계적인 공연이 쉬지 않고 열린다. 평생 한 번이 아니라 자주 가고 싶은 상황이 계속 연출된다.

역사와 전통, 그리고 창의력과 기술을 이용해 우리도 세계적인 볼 것과 즐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특히 문화콘텐츠 한류를 발전시켜 세계적인 스토리를 창조해야 한다. 영화에 나왔던 로마의 명물 트레비 분수 바닥에 지난해 쌓인 동전 총액이 17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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