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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빙판의 메시’… 장애인아이스하키의 희망 정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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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0 21:58:02 수정 : 2017-04-20 23: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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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는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 불린다. 빙판 위에서 ‘퍽’을 놓고 스틱으로 상대편 골대를 향해 골을 넣는 아이스하키는 동계 스포츠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다. 비록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불참을 선언하며 올림픽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이지만 한국 남녀 대표팀은 최근 펼쳐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국내 팬들에게는 기대를 높였다.

올림픽에 이어 치러지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도 아이스하키는 인기 종목이다. 3년 전 소치 패럴림픽에서 러시아 대표팀 경기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따라다니며 관전할 정도로 해외에서는 인기가 높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한국은 강릉 하키센터에서 막을 내린 2017 세계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권에서 노르웨이를 3-2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해 내년 평창 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홈페이지에는 장애인아이스하키 강국 주요 선수들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있다. 정승환(31·강원도청·사진)은 한국 선수 중 홀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표팀 간판 정승환은 키 167㎝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같다. 빙판 위에서 날쌘 모습이 그라운드를 휘젓는 메시와 흡사하다고 해서 ‘빙판 위의 메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해외에서는 ‘로켓맨’으로 불린다.

1986년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서 태어난 정승환은 5세 때 집앞 공사장 파이프에 깔리는 사고로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그는 대학생 때 이종경(44·강원도청)과 장종호(33·강원도청)의 권유로 스틱을 잡았다. 장애인아이스하키는 그에게 인생 첫 스포츠다. 정승환은 “사실 처음에는 주말 취미 삼아 시작했다. 대학에 와서 처음 빙상장을 보고 아이스링크를 맘껏 뛰어보니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 매력에 지금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수보다 체격이 작은 그는 이를 극복하려고 “넘어지면 먼저 일어나고 더 빨리, 더 많이 뛴다”고 비결을 밝혔다.

정승환의 꿈은 내년 평창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는 것이다.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는 아직 패럴림픽에서 메달이 하나도 없다. 몇 년 전까지 약체였지만 평창 패럴림픽을 앞두고 지원이 조금 늘어난 덕에 2015년 B풀(Pool)에서 우승해 지금의 A풀(Pool)로 승격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스웨덴 등 유럽 강호를 제압하며 내년 메달 전선을 밝혔다. 정승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크게 얻었다“며 “모두가 평창 패럴림픽 때 빙판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평창올림픽을 아는 응답자 중 패럴림픽을 아는 비율은 68.2%였지만, 관심도는 24.9%에 그쳤다. 평창올림픽을 모르는 응답자를 고려하면 패럴림픽 인지도는 크게 낮은 셈이다. 정승환은 패럴림픽 선수로는 유일하게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틈틈이 패럴림픽을 알리고 다닌다. 한국 스포츠팬들이 메시에 관심 갖는 것만큼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과 장애인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하는 건 어떨까. 내년 3월 평창 패럴림픽에서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더불어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사상 첫 메달의 영예를 안길 기대한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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