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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뜨거운 증시… 이성적 접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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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31 00:30:50 수정 : 2017-05-31 01: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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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전망 쏟아지지만 투자 결과는 오롯이 투자자 몫 뜨겁게 달아오른 주식시장에 개미군단의 고민은 언제나 한결같다. 전문가집단인 외국인·기관투자자에 비해 정보도 분석력도 떨어지다보니 조정을 받고 있는 지금이 주식 투자의 호기인지를 놓고 고심이 늘고 있어서다.

다소 조정을 받고 있지만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23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머지않아 2400선을 넘어설 기세다. 더욱이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표방한 문재인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물 저평가)를 해소해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정권 초기 증시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연말까지 코스피 2600도 가능하다거나 3000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 등 상단 수치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장밋빛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증시뿐 아니라 미국 주식시장도 전인미답의 영역을 질주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앞둔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동주 경제부 차장
미국 증시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항상 경고음을 내는 인물이 나타나곤 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투기거품 식별 이론으로 유명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다. 저서인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은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그는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2000년대 중반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주택시장 추락을 경고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실러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 증시가 오름세를 거듭하자 지난 2월에는 장기 투자자들이라면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증시는 너무 비싸 보인다”란 말을 반복하던 실러 교수는 지난주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최근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르긴 했지만 기술주를 포함해 시장의 어떤 섹터는 실질적으로 매우 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CNBC 인터뷰에서는 “주가와 집값 모두 몇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도 했다. 구체적인 상승 구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실러 교수 발언의 구체성 여부보다는 투기거품을 경고하던 그의 입장 선회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증시 열풍을 주도하는 기술주의 상승세는 가공할 만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논평가인 로빈 위글스워스는 “올 들어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의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고 구글도 24%나 올랐다”면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현재 2조4000억달러인데, 이는 프랑스CAC40이나 독일 닥스 시장보다 더 크며 영국 FTSE100 시장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럽 3대 증시 대표 지수를 구성하는 우량 기업들보다 이들 기업의 가치가 더 크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증시 열풍울 이끌고 있는 기술주의 가파른 상승세는 일견 ‘비이성적 과열’로도 비친다. 1996년 미국 증시가 과열로 치달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 발언을 한 이후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그러나 지금은 ‘비이성적 과열’이란 저서를 쓴 당사자조차도 기존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이제는 뜨겁게 달아오른 시장, ‘달리는 말’에 올라탈 기회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지가 중요해 보인다. 물론 그 전제는 ‘비이성적 과열’이 휩쓴 이후의 ‘비이성적 공포’까지도 감당해 낼 긴 안목의 이성적 투자 판단이다. 투자 결과는 순전히 투자자 본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신동주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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