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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부지래 시저왕(不知來 視諸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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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07 21:05:44 수정 : 2017-06-07 21: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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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중서(董仲舒)-. 유교 국교화의 길을 연 중국의 학자 관료로 평가되고 있다. 기원전 141년에 즉위한 전한(前漢) 한무제 때의 재상으로서 유학을 관학화해 정치철학의 토대로 삼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동중서의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은 뛰어난 자질과 시대적 배경이 어우러진 결과다.

한나라는 ‘초한대전’을 거쳐 중국을 다시 한 번 통일했다. 그러나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秦)나라가 통일 이후 15년 만에 멸망을 맞이한 교훈이 있었기에, 한나라는 그 통일을 오래 유지하려고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동중서의 경륜은 군계일학이었다. 당시엔 유학의 저변이 좁고 학술이 통일되지 않았다. 동중서는 청년 시절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을 익혀 역사적 식견을 바탕으로 한 치세의 논리를 제공했다. 치열한 노력도 했다. 3년 동안이나 정원에도 나가지 않을 정도로 학문에 정진했다.

동중서는 저서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왕조, 곧 정권의 승패에 대해 명쾌하게 정의했다. “성공이나 실패의 정황들을 이해하려면 곧 전 시대의 흥망을 깊이 탐구해야 한다(觀成敗 乃切??於前世之興亡也). 장차 다가올 일들을 알지 못하겠거든 지나간 일들을 잘 살펴보라(不知來 視諸往)”고 재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과 소통함으로써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취임 직후 개혁 행보로 대중의 열광적 환호와 함께 임기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빼닮았다. 그러나 YS는 지지율에 집착해 민심을 겨냥한 승부수를 남발함으로써 몰락한다. 집권 5년 차에 20% 아래로 추락하더니 퇴임 때는 한 자릿수였다. 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에게 바라는 바 1위가 ‘초지일관’인 게 의미심장하다.

전한(前漢) 초기 명신 가의(賈誼)는 “앞 수레가 뒤집어진 것을 뒤 수레는 경계 삼아야 한다(前車覆後車戒)”고 역설했다. 오늘 우리에게도 가르침을 주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지난 정부의 승패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겠다. 이제 우리도 성공한 대통령을 가질 때가 됐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不知來 視諸往 : ‘다가올 일들을 알지 못하겠거든 지나간 일들을 살펴보라’는 뜻.

不 아닐 부, 知 알지, 來 올 래, 視 볼 시, 諸 어조사 저, 往 갈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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