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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생명 존중·인간 존엄에 대한 울림, 간단하지만 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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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12 21:27:26 수정 : 2017-06-12 21: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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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 /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전우익 지음
가슴이 먹먹할 때와 삶이 지루하거나 지칠 때 퍼뜩 눈앞에 펼쳐지는 두 권의 책이 있다.

귀한 명언이나 어른의 경험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가 될 수 있어 청소년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와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이 쌓일 때 곱씹게 되는 책들이다.

전혀 다른 내용으로 보이지만 통하는 것이 있다. 사람들의 진정한 관계이다. 생명 존중과 인간 존엄에 대한 울림이, 간단하지만 매우 심오하게 다가온다.

부버는 ‘나와 너’의 관계를 인간관계의 근본으로 보고 그 관계의 확장을 신과의 관계인 ‘나-영원한 너’로 본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관계는 종종 ‘나-그것’의 관계가 된다. 그런 관계는 상대를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나의 행동과 사고의 수단으로 다루게 된다. ‘나와 너’의 관계가 아닌 ‘나와 그것’의 관계로서 상대를 대상화할 때 인간은 나의 목적과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비록 저자는 신과의 관계성을 확장시켜서 말하지만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정말 다른 사람을 도구와 수단이 아닌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할 수 있을까? 매우 어렵겠지만 그런 노력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

노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간의 이성과 감성마저 인공화된다 하더라도 인간이 인간에 대해서 갖는 근원적 동정심은 지켰으면 한다. 인간이 인간을 보듬지 않으면 누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겠는가. 그런 철학적 사변을 현실에서 실천하도록 제안하는 책이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다. “혼자만 잘 살믄 별 재미없니더. 뭐든 여럿이 노나 갖고 모자란 곳을 두루 살피면서 채워주는 것, 그게 재미난 삶 아니껴.”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 산다. 행복과 불행이 오가며 사람의 감성을 흔들지만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치유를 받는다. 혼자 멋진 옷과 맛난 음식 먹는다고 자랑하면 뭐하나? 다른 사람이 그 음식이 어떤 맛인지에 대한 경험이 없고 명품 옷을 알지 못한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는가? 함께 잘 살려고 애쓰는 게 삶이라는, 화려한 형용 없는 담담한 편지 모음에서 경외감마저 느낀다.

어떤 사회가 도래하든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다음 세대에게 살아가는 기본 가치를 제공하는 두 권의 책을 펼쳐보며 청소년에게 어떤 어른이 될지, 자세를 가다듬는다.

노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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