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명언이나 어른의 경험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가 될 수 있어 청소년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와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이 쌓일 때 곱씹게 되는 책들이다.
부버는 ‘나와 너’의 관계를 인간관계의 근본으로 보고 그 관계의 확장을 신과의 관계인 ‘나-영원한 너’로 본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관계는 종종 ‘나-그것’의 관계가 된다. 그런 관계는 상대를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나의 행동과 사고의 수단으로 다루게 된다. ‘나와 너’의 관계가 아닌 ‘나와 그것’의 관계로서 상대를 대상화할 때 인간은 나의 목적과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비록 저자는 신과의 관계성을 확장시켜서 말하지만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정말 다른 사람을 도구와 수단이 아닌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할 수 있을까? 매우 어렵겠지만 그런 노력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
노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 산다. 행복과 불행이 오가며 사람의 감성을 흔들지만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치유를 받는다. 혼자 멋진 옷과 맛난 음식 먹는다고 자랑하면 뭐하나? 다른 사람이 그 음식이 어떤 맛인지에 대한 경험이 없고 명품 옷을 알지 못한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는가? 함께 잘 살려고 애쓰는 게 삶이라는, 화려한 형용 없는 담담한 편지 모음에서 경외감마저 느낀다.
어떤 사회가 도래하든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다음 세대에게 살아가는 기본 가치를 제공하는 두 권의 책을 펼쳐보며 청소년에게 어떤 어른이 될지, 자세를 가다듬는다.
노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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