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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남성우월주의 문제로 욕을 많이 먹었다. 한나라당, 새누리당은 성희롱당, 성추문당으로 불렸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 탓에 불명예를 이어갔다. 설거지 발언에다 돼지발정제 파문 등등. ‘마초 홍’ 별명이 생겼다.

진보에선 2012년 ‘나꼼수 비키니 사건’이 논란이 됐을 정도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석방을 열렬히 요구하는 문구를 가슴에 적은 비키니 차림의 여성 사진이 발단이었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은 “정 전 의원께서는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남윤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여성비하발언을 유통시킨 진보 남성들의 마초적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평등’을 표방한 문재인정부. 그제 지명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성평등은 국민 행복을 위한 핵심가치”라며 “남다른 각오로 여가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성평등 정책은 10대 공약 중 하나다. 그러나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의 ‘여성비하’ 전력이 드러나면서 성평등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도 여성비하 내용 저서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안 후보자의 지난해 저서와 2004년 칼럼에선 “여성은 술의 필수적 동반자다”, ‘계집은 매춘부’라는 표현 등이 있다. 어제 정의당조차도 “저열한 성 인식”이라며 임명 재고를 요청했다.

인사검증 총책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그는 안 후보자와 여러번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참여연대에서 안 후보자는 초대 운영위원장, 조 수석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을 맡았다. 안 후보자가 국가인권위원장을 할 때 조 수석은 인권위원을 지냈다. 조 수석의 성 인식도 그리 엄격하지 않은 듯하다. 5·9 대선 사흘 전 문재인 후보의 프리허그 행사에서 “한 번도 남자친구가 없었던 여성은 나오시라”고 말해 ‘모태솔로’ 뒷말을 남겼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절제하고 품위를 지켜 달라”고 했다.

비고시 출신인 두 사람은 법무부·검찰개혁의 투톱으로 꼽힌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 후보자 검증에 이중잣대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공교롭게 공히 ‘말빚’으로 곤욕을 치르는 꼴이다. 자칫 개개인이 아닌 정권의 성 인식이 둔감한 것으로 비칠까 우려된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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