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과 재단 출연 경위 등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2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이 면담을 원한다’는 말을 듣고 준비절차에 들어갔고 삼청동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면했다”고 말했다. 당시 SK 측이 준비한 말씀자료에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에너지 신산업, 워커힐호텔 면세점 특허권 갱신 등 각종 그룹 현안이 담겼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해당 현안을) 말씀드린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면세점 선정 절차 등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22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대기하던 안 전 수석을 불러 “SK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얼마를 출연했느냐”고 물었고, 액수를 들은 박 전 대통령은 “재단 출연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두 재단에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최 회장은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최 회장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의 특별사면을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최 회장은 검찰의 “노 관장이 2015년 8월 증인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에 박 전 대통령에게 증인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사면 후에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2015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의사를 담아 보낸 편지를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했다.
최 회장은 “혼외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개인 가정사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고 좋은 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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