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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스포츠교류 ‘마중물’… 남북관계 물꼬 트기

입력 : 2017-06-25 18:21:55 수정 : 2017-06-25 23: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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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평창 남북 단일팀 제안 / 무주 세계태권도 대회 축사서 “1991년 영광 다시 보고 싶다” / 北 잇단 도발·웜비어 사망 등 국제사회 대북감정 악화일로 / 스포츠로 경색국면 해소 한계

문재인 대통령이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고 밝혔다.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제23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 축사를 통해서다. 내년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체육교류를 재개하겠다는 대선공약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사실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이다.

北 장웅 손 잡은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전북 무주군 태권도원 T1 경기장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장웅 북한 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무주=청와대기자단

문 대통령은 “남북 선수단 동시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며 “북한 응원단도 참가해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을 이끌고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시드니 올림픽 당시 김운용 IOC 위원과 함께 남북 공동입장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참석한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은 사안부터 풀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교류협력 확대와 경제통합, 남북기본협정 체결 등을 통한 ‘평화로운 한반도’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현재 여건은 여의치 못하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대북 제재와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고, 북한에 억류돼 있다가 송환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감정은 악화일로다. 닷새 뒤 정상회담에서 만나게 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한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장웅 북IOC위원(앉은이 오른쪽 셋째)이 24일 오후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무주=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은 서해교전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응원단 파견으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전례가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북한 응원단 파견 제안에 북측이 호응할 경우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여파로 단절된 남북 연락채널이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남북 스포츠 교류가 경색 국면의 남북관계를 푸는 데는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남북 정치·안보 관계의 하위에 있는 체육 분야의 특성상 스포츠 교류가 양측 관계 개선의 결정적 변수가 되기보다는 전반적인 남북관계의 영향을 받는 측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북한 장웅 IOC 위원이 25일 일부 언론에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 정치적 환경이 해결돼야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태영·김예진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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