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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시진핑 신도시' 슝안신구… 中 최고의 스마트 도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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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7 06:00:00 수정 : 2017-06-27 0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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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발특구 조성 본격화
“슝안(雄安)이 중국의 발전을 이끌 것이다.”

허베이(河北)성의 조그만 마을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슝안신구는 허베이성의 슝셴(雄縣), 룽청(容城), 안신(安新) 3개 현 일대에 조성되는 개발특구다. 베이징(北京)에서 남서쪽으로 160㎞가량 떨어져 있다. 지금은 현급 규모의 조그만 시골마을에 불과하다.

이런 슝안신구가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국무원과 당 중앙이 나서 개발특구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전면에 나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공개하면서다.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의 선전경제특구와 장쩌민(江澤民)의 상하이푸둥신구 발전과 비교되면서 앞으로 이곳이 중국 최고의 최첨단 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中 ‘천년대계’ 슝안신구 윤곽… “지상은 정원, 지하엔 인프라”

중국 당국의 슝안신구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슝안신구 개발계획이 발표된 데 이어 조만간 최종 개발계획안 심사가 있을 예정이다. 정부의 최종 심사가 마무리되면 슝안신구 개발계획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슝안신구는 친환경·생태·스마트 도시를 지향한다. 이를 통해 과밀화된 수도 베이징의 기능을 분산하고 수도권의 고질적인 대기오염 문제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통합 개발계획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계획의 균형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징진지 개발계획을 통해 베이징을 중심으로 톈진과 허베이 지역을 삼각으로 묶어 행정, 산업, 물류 등을 포괄하는 ‘메가시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2004년부터 징진지 지역 협력과 베이징의 기능 분산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가 2014년 시 주석이 직접 수도권 통합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2015년 4월 징진지 프로젝트의 기본틀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시 주석이 주도하는 슝안신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중국은 슝안신구에 베이징의 비수도권 기능과 베이징 거주민을 대거 이전할 계획이다. 중국은 베이징과 슝안신구를 지하고속철로 연결해 통근시간을 40분대로 줄인다는 복안이다.

신구개발 책임을 맡은 쉬쾅디(徐匡迪) 전 상하이시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도시 100인 포럼’에 참석해 슝안신구의 청사진을 일부 공개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지역에 첨단 과학기술을 구비한 현대화된 정원도시를 건설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녹지면적을 늘리고 사람에게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교통, 수도, 전력 등 특구 내 모든 인프라를 모두 지하에 건설할 것”이라며 “21세기형 지하관랑으로 도시교통, 수도, 전력, 가스공급, 재해방호 시스템을 모두 지하에 두고 지상 부분은 녹지와 보도 등만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투기 환경오염 등 부작용 속출… 실패 우려도

그러나 수도권 균형발전이라는 당초 개발 취지를 벗어나 사업 초기부터 부동산투기 바람이 불고, 환경오염 문제도 제기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슝안신구 조성 계획이 발표되자 대형 국유기업 수십개가 슝안신구로 본부나 사업부를 이전하겠다고 하고 톈진시 당서기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곳곳에서 무분별한 충성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1일 슝안신구 개발계획이 발표된 뒤 하룻밤 새 집값이 70% 상승하는 등 부동산투기가 기승을 부리자 2일부터 부동산 거래를 전면 제한했다. 평소 인적이 없던 조용한 마을에 외지에서 온 고급차 행렬이 이어졌고, 부동산 중개업소가 잇따라 생겨났다. 주식시장도 과열양상을 보였다. 화샤싱푸 이둥시멘트 등 슝안신구 수혜주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중국 언론 신경보(新京報)는 슝안신구에서 자동차번호판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이 향후 대도시가 되면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자동차번호판 추첨제가 도입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다.

일각에선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과거 선전경제특구와 상하이푸둥지구 조성 때와는 달리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국면인 데다 주변 기반시설도 취약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영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환경오염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슝안신구에 걸쳐 있는 허베이 지역 최대 호수인 바이양(白洋)호의 환경오염이 개발과정에서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양호는 부근 농장에서 스며든 농약과 항생제 성분으로 수질이 크게 악화됐고 인근 공장들의 감춰진 파이프라인이 폐수를 호수 바닥으로 뿜어내면서 현재 중국에서 가장 더러운 호수의 하나로 전락했다. SCMP는 “바이양호는 지금 부근에 살고 있는 20만∼30만명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데 특구개발과정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더 많은 쓰레기가 호수로 밀려들면서 바이양호가 ‘생태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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