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특별전형 규제 강화를”
자료사진 |
교육부의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최근 5년간 고른기회 특별전형(정원외) 선발인원은 소폭 늘린 반면 재외국민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사립대일수록 교육취약계층 선발을 꺼리는 경향은 뚜렷했다.
대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정부로부터 매년 수억∼수십억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대학들이 ‘교육 사다리’ 복원보다는 등록금과 전형료, 입학금 등 잇속 챙기기에 골몰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2013학년도 모집인원 1만3577명보다 48.3% 늘어난 것이다. 고른기회 특별전형은 저소득층이나 지역인재, 장애인 등 교육취약계층에게 대학 입학 기회를 주기 위해 정원외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전체 모집인원의 7% 이내에서 선발할 수 있다.
반면 이들 대학의 재외국민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지난 5년간 대폭 증가했다. 재외국민 전형으로 모집한 인원은 2013학년도 4530명에서 2017학년도 8080명으로 72.6% 늘었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부모 모두 지원자와 함께 해외에서 거주하며, 고교 과정 1년 이상을 포함해 통상 3년 이상 중·고교 과정을 해외에서 이수한 학생에게만 응시자격이 부여된다. 대표적인 ‘은수저’ 전형인 셈이다.
서울 주요 사립대의 흙수저, 은수저 차별은 더욱 심했다.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는 주요 7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의 고른기회 전형 모집인원은 2013학년도 2159명에서 2017학년도 2409명으로 불과 1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재외국민 전형의 경우 모집인원이 2013학년도 1722명에서 2017학년도 2870명으로 66.6% 늘었다. 62개 대학의 재외국민 모집인원 증가폭이 고른기회의 1.5배인 반면 주요 사립대의 차이는 5.7배나 벌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해외 유학을 무기로 ‘학벌 세탁’을 바라는 수험생과 보다 대학 수입을 늘리려는 대학 간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고른기회로 들어온 학생은 장학금을 줘야 하지만 재외국민 전형 입학생은 등록금을 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 교수는 이어 “정원외 특별전형 모집인원의 경우 공정성 확보를 위해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처럼 대학정보공개사이트에 각 대학의 고소득층 비율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도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