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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The Magnificient Seven(황야의 7인)은 이병헌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총잡이 7명이 탄광촌 주민들을 살해한 갱들과 사투를 벌인다는 줄거리이다. 1960년 제작됐던 서부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인데, 일본 영화 ‘7인의 사무라이’가 신작에 영향을 끼쳤다. 일본 농촌을 약탈하는 산적을 사무라이들이 목숨 걸고 무찌르는 내용이다.

7은 좋은 이미지로 활용된다. 고대 이집트에서 7은 신의 수로 간주돼 이집트인들이 읽는 글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인류가 휴식을 취하는 일요일은 일곱번째 등장한다. 무지개는 일곱색깔로 구성됐고 대륙은 7개의 지표면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탄산음료 세븐업은 7을 선점한 상표이다. 보잉사가 제작한 항공기는 7로 시작해서 7로 끝난다. 첩보물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부여받은 살인면허는 007이다. 메릴린 먼로가 치마를 날리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는 ‘7년 만의 외출’도 7을 차용했다. 영화 스타 트렉에는 개리 세븐과 세븐 오브 나인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맹획을 7번 잡았다가 풀어주었다는 ‘7종7금’은 7 덕택에 유명해진 창작물이다.

한국 정치에서도 7이란 숫자가 종종 등장한다. 노태우 대통령이 1988년 여소야대 공세 속에서 남북관계를 주도하기 위해 발표한 게 7·7선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이면에 원로 ‘7인회’가 있다고 보도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는 배척됐지만 막후 실세로 회자됐다. 박근혜의 청와대는 또 다른 7인회를 만들어냈다. 세계일보가 2014년 11월 정윤회문건을 보도했을 때 ‘7인회’를 통해서 문건이 유출됐다고 흘렸다. 전직 청와대 직원과 세계일보 간부가 유출에 연루됐다고 보도됐는데 검찰이 수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버렸다. 허무맹랑했기 때문이었다.

어제 또 다른 7인회가 등장했다. ‘남재준과 7인회’다. 박근혜정부 첫 국정원장 남재준이 7인회 측근모임을 만들어 대선개입 수사를 방해하고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토록 방침을 정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7인회가 등장하면 음습한 정치공작의 냄새가 나는 것은 왜일까.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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