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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경사생어홍모(輕死生於鴻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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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02 21:07:57 수정 : 2017-11-02 21: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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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행록’은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선함을 보는 것이 밝으므로 명분과 절개를 태산보다 더 무겁게 여기고, 마음 쓰는 게 강직한 까닭에 죽고 사는 것을 기러기 깃털보다 더 가볍게 여긴다.(見善明故 重名節於泰山 用心剛故 輕死生於鴻毛)”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가릴 수 있는 눈은 정의롭다. 사람의 기본인권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 기본인권은 자유를 기반으로 한다. 가진 자의 권력 남용과 억압에 대항해 인간이 요구할 수 있고 보호·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권리를 일컫는다.

이처럼 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서 길러질까. 교육이다. 가정, 학교, 사회공동체에서 행하는 교육의 힘이다. ‘주역’에 이르길 “교육으로써 바르게 양성함은 성인의 공덕(蒙以養正 聖功也)”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이란 자신의 덕을 닦고 그것을 세상에 널리 펴는 성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가치는 이토록 지고지순한 철학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교육 받은 이는 정의롭다. 오늘 11월 3일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다. 일제에 맞서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나섰던 학생들의 숭고한 얼을 기리는 날이다. 교육 받은 학생들이 역사의 중심에 선 것이다. 나라 잃은 설움과 분노를 품은 학생들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미 학생들은 3·1운동과 6·10만세운동을 통해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은 항일의식과 조직력을 갖추며 역량을 키워온 상황이었다.

그래서 교육받은 학생들의 의기(義氣)가 바르게 표출될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뿐 아니라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현장에서도 학생들은 용감하게 불의에 항거했다. 개인의 성장을 위한 배움에 그치지 않고 현실 문제에 몸을 던져 함께 살아가야 할 미래를 개척한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청춘의 가능성을 높게 여겨 “젊은 사람은 두려우니라. 어찌 장래의 그들이 지금의 나만 못하다고 하겠는가.(後生 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라고 했던 것이다. 그렇다. 정당한 저항의 힘은 강하다. 특히 청년학생의 힘은 더욱 크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輕死生於鴻毛 : ‘죽고 사는 것을 기러기의 깃털보다 더 가볍게 여긴다’는 뜻.

輕 가벼울 경, 死 죽을 사, 生 날 생, 於 어조사 어, 鴻 기러기 홍, 毛 터럭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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