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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대(對)이란 강경책, 고심하는 美

입력 : 2017-11-10 19:50:41 수정 : 2017-11-10 19: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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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사임 레바논 '전운' 고조 / "親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 위협" / 사우디·쿠웨이트 자국민 철수령 / 백악관도 강경 목소리 내지만… / 카타르 단교 때처럼 외교불똥 튈라 / 국무부·軍, 이란 敵 규정여부 신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정책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란을 견제하며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미 정부의 전략이 정리됐지만 최근 사우디가 대규모 숙청, 레바논의 자국민 철수 등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중동 판세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사우디의 편을 들 경우 이란을 필두로 한 시아파 국가들과 새로운 분쟁을 겪을 수 있다는 측면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미 행정부 관료들의 말을 인용, 이란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미 정부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만 국무부와 군은 이란을 적으로 만드는 데 조심스러워한다고 보도했다.

빈살만·마크롱 레바논 정세 논의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리야드 공항에서 사우디를 깜짝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두 사람은 레바논 상황 등 중동 정세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야드=AFP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사우디 모하메드 빈살만 알사우드(32) 제1왕위계승자(왕세자)의 대규모 숙청, 레바논 사드 하리리 총리 사임과 같은 중요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사우디로부터 아무런 정보를 받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달 빈살만과 만났지만 당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한 논의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마이웨이’ 행보는 이날도 이어졌다. 사우디는 이날 레바논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가능한 빨리 레바논에서 나올 것을 지시하고 여행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이란과 가까운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레바논에서 급격히 커지자 자국민 철수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레바논을 두고 전운이 고조되자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역시 이날 자국민 철수령을 내렸다.

미 정부는 표면적으로 사우디를 지지하지만 빈살만의 강경책이 이란을 비롯한 시아파 국가들의 대규모 반발로 이어져 미국이 의도치 않게 분쟁에 휩쓸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6월 사우디가 뚜렷한 명분 없이 단행한 카타르 단교 사태로 카타르에 군 기지가 있는 미국 정부가 곤란을 겪은 것처럼 통제할 수 없는 사우디의 외교 행보에 의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루 엑섬 전 미 국방부 중동정책 부차관보는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란이 (사우디에 반발해) 예멘에 새로운 무기를 도입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는 중동 지역의 중요 무역통로를 위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빈살만이 주도하는 반부패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우디 정부는 이날 현재 201명이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1000억달러(약 112조원) 규모의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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